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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아는만큼 더 즐거운 포항여행의 시작 ‘포항스테이호텔 쿠킹클래스’

  • 2023-11-26 22:12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과거 포항은 죽도시장을 대표로 한 해산물 식도락이 여행의 주였다. 이 부분은 지금도 여전하긴 하나, 국내외에서 귀향한 이들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다른 지역보다 신속하게 ‘어반투어’의 요소들이 도입된 지 10여년 쯤 지났다. 특히 타 시군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요소들을, 회사에 지역 이름이 박힌 특정 산업의 호황과 더불어 속속 흡수한 통에 은근히 많은 걸 두루 즐기다 올 수 있는 도시로 무슨 광역시처럼 변모 중이다.

해양문화관광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지역 소재 대기업의 비즈니스 관련된 측면까지 곁들여지면서 오고 갈 때에만 지방 도시 느낌이지, 정작 가 보면 여느 광역시 부럽지 않다. 특히 서쪽 산지로 골짜기로 들어가면 국립공원 등등 계곡과 하천이 주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아 어디에 거점 두고 여행다니자면 꽤 오래 둘러볼 곳이 포항이다. 그런 포항에서 언젠가부터 외지인들의 여행 베이스캠프로 각광받는 숙소가 하나 떳다. 깔끔한 숙소와 더불어 게스트하우스 느낌까지 살린 ‘포항스테이호텔’이 바로 그 곳.

포항스테이호텔은 외지에서 일식과 양식을 수련하고 온 오너가 셰프라는 특징이 있는 곳으로 지역사회에서 유명하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외지 사는 친구, 친척들에게 소개해 묵게 하는 곳으로도 유명. 그렇기에 숙박시설 수준을 벗어나 이름 그대로 호텔급 서비스와 시도가 포항시에서 수시로 시도되는 게 특별함을 부여한다. 특히 어째 노래가사같은 ‘함께하자! 영일만 친구야!’란 캐치프레이즈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는 현직 호텔 오너인 손동광 셰프가 직접 나서 기획한 콘텐츠 중 하나로, 포항에 미식여행이란 테마를 더하기 위한 자생적인 활동이다.

이는 포항스테이호텔에서 앞서 그랑블루 주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주관으로 진행되었던 ‘대나리마을에서 만나는 찐! 울진!’ 프로그램에서도 어느 정도 엿보였던 경향이다. 항과 포구에서 잡은 지역 수산물로 맛난 한 상을 직접 차려보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식 체험을 지역 관광의 한 옵션으로 부상시키는 일련의 시도가 되겠다. 이는 울진, 영덕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라인에서 보기 어려운 비즈니스 호텔 클래스를 다수 보유한 포항시가 유리한 시도다 보니, 그 성취가 일종의 오마카세 형태로 상시 존속되고 있는 와중이다.

현재 손동광 셰프의 손길이 직접 닿은 쿠킹클래스는 식재료와 조리과정을 보여주고,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만찬 플레이팅을 직접 꾸미는 형태로 진행된다. 개별적으로 요리하는 게 상당히 개인별 호오비도 타고 장소와 허가 문제까지 두루 겸한 것이다보니, 현실적인 형태로 다듬어졌다. 쇼타임 형태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에서는 재료 선별과 조리, 꾸미는 부분까지 현직 셰프와 이야기 나누며 알아가고 배워가는 것이 가능하다. 직접 손 대지 않더라도 맛난 한 상을 양껏 먹을 수 있는 특전은 덤. 덕분에, 지금은 구경만 하지만 다음에는 직접 해볼까 하는 그런 생각도 문득 스치어 지나간다.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131번길 1 A동
전화 : 054-274-8300

▲ 쿠킹클래스는 호텔 1층 펍(PUB)에서 저녁시간 대에 진행된다. 단체여행객인 경우, 호텔측과 협의해 일정과 규모를 정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신선한 식재료가 만찬을 위해 모인 이들을 제일 먼저 맞이한다. 어떠한 메뉴를 어떤 재료로 만들지 직접 눈으로 보고, 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셰프에게 직접 드는 재미가 포인트.

▲ 개별 메뉴가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요리란 게 참 어렵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참가자가 각자 자기가 만들 것을 하기엔 꽤나 난이도 있는 걸 셰프가 눈 앞에서 조리해주기 때문에, 직접 요리하는 걸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다. ‘요리에 취미를 둘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자유겠지만.

▲ 식사를 위해 셋팅된 자리에, 직접 와인 한 병 들고 와 다함께 맛 보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소주와 맥주 등은 펍에서 팔기 때문에 그걸로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즐거움을 더할 길. 더불어, 클래스에 참여한 날에는 스테이크를 직접 플레이팅하는 걸로 서로의 미식 감각을 겨뤄볼 수 있었다.

▲ 포항스테이호텔 2층이 조식 등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라면, 1층은 숙박객들에게 열린 펍 공간이다. 쿠킹클래스 시간에 따라 전석예약으로 외부 손님이 들기 어려울 수 있으나, 향후 따로 숙박하게 된다면 이 곳에서 라면조리기를 이용하거나 잠 들기 전 가볍게 한잔 하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