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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자로, 삼진법소자 가능한 솔리톤입자 발견

  • 2021-12-23 10:41
  • ACROFAN=Newswire
  • newswire@acrofan.com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염한웅 단장(POSTECH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에 형성시킨 단원자폭의 실리콘 원자도선에서 삼진법 정보(0, 1, 2)를 가지고 이동하는 새로운 솔리톤 입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솔리톤 입자는 저항 없이 정보를 잃어버리지 않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입자로 대형 지진으로 수천 km를 이동하는 쯔나미도 물리적으로는 솔리톤 현상으로 이해된다. 기존에 비해 월등히 많은 정보를 에너지 손실 없이 처리할 수 있어 인공지능 컴퓨터 구현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모든 컴퓨터와 정보처리에 사용되는 이진법(0,1)은 인공지능 구현에 효율이 떨어져 다진법에 기초한 소자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가장 단순하고 개념이 잘 정립된 삼진법 소자 위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3년 염한웅 연구단장은 전하를 가지고 이동하는 단일 솔리톤입자를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이어 2015년 솔리톤입자가 4진법정보(0, 1, 2, 3)를 가지는 것을 증명했다. 2017년에는 솔리톤의 4진법 연산을 실제 측정하여 솔리토닉스라는 새로운 다진법 정보처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전에 발견된 솔리톤과는 달리 2/3과 4/3 분수값 전하를 가지는 새로운 솔리톤입자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반도체소자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실리콘 기판에 금원자를 증착하여 원자 한 개 폭인 실리콘 원자선 배열을 만들었다. 영하 100도 이하에서 실리콘 원자선이 찌그러지며 나타나는 특이한 구조가 솔리톤 입자 생성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실험을 수차례 반복해 새로운 솔리톤 입자를 발견했다.

본 연구는 10년 이상 실험조건을 바꾸며 관측을 거듭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3년 연구진은 일차원적 원자배열을 가지는 금속의 구조가 주기적으로 찌그러져 반도체가 될 때 솔리톤입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예측했다. 이후 연구진이 만든 실리콘 원자선이 실온에서 금속적인 성질을 가지다 저온에서 찌그러지며 반도체로 바뀌는 실리콘 원자선의 상전이 현상을 발견했다. 앞선 연구를 기반으로 면밀한 이론적 검토 끝에 삼진법 소자를 가진 솔리톤입자 존재를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한 솔리톤입자는 약 영하 170도의 저온에서부터 자유롭게 빠른 속도로 움직여 삼진법 정보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솔리톤입자 고유의 특성 상 주변의 전자들이나 다른 솔리톤입자와의 충돌로 정보가 소멸되지 않아 전기적 저항이 없는 정보 전달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활용하면 실리콘 기판을 사용한 솔리톤 입자에 삼진법 정보를 저장하고 저항이나 발열로 소모되는 에너지 없이 전달하는 꿈의 소자와 컴퓨터를 구현이 가능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삼진법에 기반한 컴퓨터의 기본 원리가 확립되어 있어 실제 전자소자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

교신저자인 염한웅 단장은 “솔리토닉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래 소자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물리학계에서 보기 드물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소자의 발견과 실용화의 방향성을 동시에 제시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39.213)誌에 12월 23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