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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포르쉐 신형 카이엔 쿠페(The new Cayenne Coupe, 2020)

  • 2020-07-09 23:34
  •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전 세계적인 SUV의 인기는, 좀 더 넓게 보면 전 세계의 완성차 시장 지형을 바꿀 정도로 큰 변화의 흐름이었다. 이러한 SUV의 인기는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역시 시대가 요구하는 자동차의 ‘본질’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 생활의 동반자로써 자동차는 달리기 성능 뿐 아니라 생활 속의 실용성, 편안함 등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 현실적으로는 달리기 성능보다 실용성과 편안함이 더 중요하게 와닿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SUV는 태생부터 이러한 ‘생활의 동반자’로, 이제는 험로 뿐 아니라 모든 생활 속에서 실용성과 편안함을 주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기술의 발전은 달리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SUV조차 충분히 잘 달릴 수 있는 존재로 바꾸어 놓고 있다. 설계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전자장비의 도움은, 이제 SUV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잘 달리는’ SUV를 향한 요구는 이제 ‘쿠페형’ SUV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는데, 쿠페형 SUV는 기존의 SUV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역동적인 스타일링의 아쉬움을 채우면서, 실용성과 스타일, 주행 성능에 대한 약간의 타협으로 모든 요소들을 수준급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존재다.

포르쉐 브랜드에서 처음 선보인 SUV였던 ‘카이엔(Cayenne)’은 등장과 함께 어렵던 회사를 살려낸 공신이자, 세그먼트의 확장에서도 브랜드 특유의 성격을 여전히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중요한 모델이다. 그리고 이러한 ‘카이엔’ 포트폴리오에서 새롭게 선보인 ‘카이엔 쿠페(Cayenne Coupe)’는 현재의 3세대 카이엔이 가진 강력한 성능과 섀시 시스템, 디지털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운영 컨셉, 광범위한 연결성 등 다양한 특징을 반영하면서, 카이엔과 차별화되는 역동적인 라인과 커스텀 디자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포르쉐 브랜드가 추구했던 핵심 가치의 새로운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 세그먼트에서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포지셔닝하는 신형 카이엔 쿠페

▲ 쿠페형 루프라인과 함께 차량의 높이는 20mm 정도 낮아졌다

▲ 실내는 기존 카이엔의 것과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신형 카이엔 쿠페는 포르쉐 특유의 디자인을 기조로, 상당히 날렵한 루프 라인과 함께 한층 역동적인 모습으로, 세그먼트에서 가장 스포티한 디자인의 모델로 포지셔닝한다. 차량의 물리적인 제원은 카이엔과 유사한, 전장 4,930mm, 전폭 1,985mm, 휠베이스 2,895mm의 준대형급 SUV의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마주했을 때는 그런 덩치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는 카이엔 대비 디자인과 ‘높이’의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존 카이엔 대비 낮아진 프론트 윈드스크린과 A필러로, 루프 엣지 역시 20mm까지 더 낮아졌고, 새롭게 디자인된 리어 도어와 휀더는 차량의 숄더를 18mm 더 넓혀서, SUV 특유의 부피감을 비율로 상쇄한 것이다.

쿠페 형태의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낮아진 A 필러와 함께, 리어를 향해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도 더욱 강조되는 모습이다. 또한 쿠페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후면 디자인 또한 새롭게 다듬어졌는데, 쿠페 스타일의 낮은 뒷유리창 및 트렁크 리드, 번호판 홀더 및 블랙 컬러의 디퓨저가 통합된 리어 에이프런은 차량이 더욱 지면에 밀착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든다. 이 외에도, 외관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이라면 대형 글래스루프와 가변 리어 스포일러의 채택이 있는데,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는 90km/h 이상의 속도에서 135mm까지 확장되어, 차량의 후륜 접지력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에어로다이내믹을 극대화한다.

카이엔 쿠페는 총 면적 2.16m2의 고정식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기본 사양이며, 뛰어난 공간감과 함께 통합형 롤러 블라인드로 햇빛 노출과 추위를 차단한다. 그리고 경량 스포츠 패키지를 통해 21kg 무게 감소가 가능한 카본 루프를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며, 이 패키지를 통해 22인치 GT 디자인 휠, 스포츠 디자인 프론트 에이프런, 프론트 스포일러, 휠 아치, 사이드 스커트, 카본 디퓨저 포함 리어 에이프런,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와 알칸타라 루프 라이닝 및 스티어링 휠 등의 선택이 가능하며, 중량 감소를 위해 일부 흡음재가 빠진다. 카이엔 터보 쿠페 패키지에는 스포츠 배기 시스템도 포함된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유지한 것도 신형 카이엔 쿠페의 특징이다. 루프 라인의 변화에도 뒷좌석의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뒷좌석의 위치가 카이엔보다 30mm 낮아져 충분한 헤드룸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트렁크 적재 공간도 카이엔 쿠페가 625L, 터보 쿠페는 598L를 확보해,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한 실용성을 제공하며,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 용량은 카이엔 쿠페가 1,540L, 터보 쿠페는 1,513L까지 늘어난다. 시트는 카이엔 쿠페가 8방향, 카이엔 터보 쿠페는 18방향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를 갖추고, 뒷좌석의 경우 2개 개별 시트 구성을 기본으로 3개 좌석 구성의 컴포트 시트를 선택할 수 있다.

▲ 카이엔 쿠페 모델의 주요 성능 제원

카이엔 쿠페는 V6 3L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PS), 최대토크 45.9kg.m 을 내며, 카이엔 터보 쿠페는 V8 4L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50마력(PS), 최대토크 78.6kg.m 의 성능을 낸다. 이들 엔진은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와 조합되며, AWD가 기본이다. 또한 카이엔 쿠페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0-100km/h 가속을 카이엔 쿠페는 6초, 카이엔 터보 쿠페는 3.9초에 마치고, 안전 최고 속도는 카이엔 쿠페가 243km/h, 카이엔 터보 쿠페는 286km/h다. 복합 연비의 경우, 카이엔 쿠페가 7.8km/L, 카이엔 터보 쿠페는 6.6km/L다.

또한, 카이엔 터보 쿠페에는 어댑티브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되며, 카이엔 쿠페에서는 옵션 사양으로 장착할 수 있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각 스트럿 당 3개의 챔버가 사용되며, 섀시는 3단계로 감쇠력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기본, 자갈, 진흙, 모래, 바위 등 5개의 오프로드 주행 모드 선택에 따라 제어 시스템은 엔진 공회전, 변속 전략, AWD 시스템, 리어 액슬로의 토크 배분 및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PSM 스태빌라이제이션 프로그램 등을 최적화한다. 이 외에도,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와 후륜조향 시스템 등은 고속 주행에서 차량의 안정감을 높인다.

한편, 포르쉐는 이 ‘카이엔 쿠페’의 또 다른 성격으로 ‘비용 효율’을 꼽기도 한다. 이는 기존의 카이엔과 비교해 기본 가격 자체는 높지만, 그 만큼 기본적으로 포함된 사양이 매력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이엔 쿠페에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속도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 20인치 알로이 휠, 전후방 카메라를 장착한 파크 어시스트, 보스(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이 기본 포함이며,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나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 또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 도심에서의 일상 주행에서는 다루기 쉬운 편안함과 효율을 추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승한 차량은 카이엔 쿠페에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후륜조향, 스포츠 배기 시스템 등이 포함된 사양이었다. 외관에서는 차량의 스타일링 덕분에 수치보다는 크기가 좀 더 작게 느껴지는데, 실내에 들어가면 이 차가 ‘카이엔’ 이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내부 인테리아 같은 부분은 카이엔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 적응 또한 그리 낮설지 않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 시대에, 엔진 회전수만 아날로그로 남겨둔 구성이 포르쉐답다는 생각이 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조작감도 포르쉐 특유의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최신 시스템에서는 손이 근처에만 가도 이를 인식하고 조작 가능한 메뉴를 미리 호출해 두는 부분이, 터치 한두번의 수고를 줄이는 데서 참 편리하게 느껴진다.

주행 모드를 일반 모드로 설정한 첫 출발과 시내 주행에서는 부드러움 속에서도 힘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 모드에서의 가벼운 시가지와 고속화도로 정도의 주행 상황에서, 카이엔 쿠페는 1,500rpm 이하의 낮은 회전수에서도 높은 토크를 활용해 최대한 에너지 효율과 정숙성을 높일 수 있게 한다. 카이엔 쿠페의 3L 터보 엔진은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꽤 실용적인 출력과 토크가 나오는 만큼, 대부분의 일상 주행 환경은 2,000rpm 이하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순간적으로 힘이 필요할 때는 기어 단수를 낮추고 엔진 회전수를 높여 출력을 끌어낸다. 이에, 일상적인 시가지 주행에서는 디젤 엔진과 비슷한 감각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파나메라 등 여타 고배기량 모델들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는 변속 과정에서의 부드러움과 변속 이후의 직결감 모두 훌륭하다. 저부하의 시가지 주행에서 엔진 회전수를 여타 차종들보다 낮게 쓰려는 특성이 있는 덕분에, 예상보다 자주 변속 단수를 낮춰 잡고 힘을 끌어내는 상황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변속기가 허둥댄다거나, 출력을 끌어내는 과정에서의 충격 같은 부분도 거의 없다. 하지만 잦은 변속으로 인한 약간의 지연을 참을 것인지, 혹은 스포츠 모드 등으로 회전수를 높게 유지하고 변속기의 반응을 빠르게 한 상태에서 악셀 조작에 따른 충격을 그대로 받을지에 대한 선택 사이에서, 중간 어디쯤의 타협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조금 번거로울 수 있겠다.

▲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는 고속 주행 상황에서 자동으로 올라와 고속 안정성을 높인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옮기면,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이나 변속 속도,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의 설정 등이 달리기를 위한 설정으로 바뀐다. 변속 시점은 좀 더 뒤로 미뤄지고, 변속기의 변속 속도도 변속 충격을 감수하면서도 더 빠르게 바뀌는 것이다. 물론 토크 컨버터 방식이기 때문에 PDK처럼 변속 때마다 차를 뒤흔드는 듯한 느낌은 훨씬 덜하지만, 변속 속도와 직결감 측면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사운드’는 다소 아쉬운데,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탑재되었음에도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도 자극이 충분치 못하고 차분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는 방음, 방진 측면의 뛰어남이 오히려 단점으로 돌아온 것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 흡음재를 덜어내는 경량화 옵션에서는 이런 부분이 조금은 덜할 것으로 기대된다.

AWD 시스템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시스템이 조합된 덕분에 고속에서의 움직임과 안정감 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에서 단단함을 유지하면서도 노면의 잔진동을 잘 걸러내어, 직진이나 고속 코너링에서 좌우 움직임을 잘 억제하면서도 매끄러운 승차감을 유지한다. 또한 후륜 조향 시스템은 고속에서의 차선 이동 등의 상황에서도 차량이 더욱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카이엔보다 낮은 전고는 무게중심이나 공기저항 등에서도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스포티한 주행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가뿐한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쯤 되니, 최고출력 340마력의 V6 3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아쉬움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여타 SUV 차종에서 V6 3L 가솔린 터보로 340마력, 0-100km/h 6초대의 성능이면 충분히 고성능이지만, 엔진 주변의 모든 부분이 워낙 수준높게 갖춰진 덕분에, 이 또한 ‘포르쉐’라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전장 4.9m가 넘고, 공차중량이 2톤이 넘는 준대형급 SUV의 크기를 가진 덕분에, 포르쉐에 기대하는 스포츠성에 대한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출력에 따른 호쾌한 가속력의 감성을 약간 타협한다면, 나머지 부분에서의 운동성능은 엔진 성능을 충분히 상회하는, ‘오버 테크놀로지’라는 느낌도 들었다.

▲ 성능과 개성, 감성 등 모든 면에서 특별한 존재감이 기대되는 카이엔 쿠페

SUV의 높이에서 오는 편안함과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조금 더 나아진 달리기 성능, 그리고 비슷비슷한 SUV 차량들 속에서 새로운 스타일링과 개성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쿠페형 SUV는 SUV가 온로드 주행 위주의 도심형 모델로 바뀌어오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었던, 달리기와 스타일링에 대한 부분에 대한 절충안으로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실용성과 스타일의 타협에 설득력을 제시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에서, 쿠페형 SUV는 나름대로의 틈새 시장을 채우면서 브랜드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로도 보여진다.

포르쉐는 카이엔의 등장 이후, 포르쉐 브랜드가 추구하던 가치를 새로운 세그먼트에도 ‘포르쉐답게’ 적용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꾸준히 높여 가고 있다. 이에 실용성이 가장 큰 가치로 꼽히는 SUV 세그먼트나, 탑승자의 편안함이 중요한 가치가 될 대형 세단에서도,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통해 포르쉐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포르쉐다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포르쉐의 상징은 911로 대표되는 스포츠카 라인업이지만, 포르쉐 브랜드가 추구했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일상과 트랙 모두에 적합한 차’의 모습을 가장 잘 실현한 것은, 등장 당시부터 가장 포르쉐답지 않았던 모델로 꼽혔던 카이엔과 파나메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포르쉐 ‘카이엔 쿠페’는 쿠페형 SUV 시장에 비교적 늦게 등장했지만, 포르쉐 브랜드와 기존의 카이엔이 보여준 럭셔리, 고성능의 이미지에, 쿠페 형태의 디자인을 통한 역동적인 스타일이 더해져, 좀 더 특별한 개성을 가진 차량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이엔 쿠페의 기본 모델은 강렬한 달리기 성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다루기 편한 준수한 수준의 고성능에 브랜드 특유의 고급감과 강렬한 개성, SUV의 공간감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어, ‘포르쉐다움’의 새로운 척도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 부분에서, 포르쉐의 첫 쿠페형 SUV가 ‘카이엔’을 기반으로 하는 것 또한 단순히 대표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포르쉐가 추구하는 가치 측면에서의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