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페라리 슈퍼카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신차 페라리 F80(Ferrari F80)이 공개됐다. 단 799대만 한정 생산되는 페라리 F80은 최고 수준의 기술과 성능으로 GTO, F40, 라페라리와 같은 상징적인 차량의 대열에 합류하게 될,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페라리는 1984년부터 최첨단 기술과 혁신의 정점을 상징하는 슈퍼카를 꾸준히 선보여왔다. 페라리 슈퍼카는 출시와 동시에 전설이 되었고,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 차량들은 페라리의 역사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페라리 슈퍼카 라인업의 최신작인 페라리 F80의 목표는 내연기관 차량의 엔지니어링을 궁극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파워트레인과 첨단 기술 솔루션을 통해 페라리 F80에서 비교 불가능한 파워와 토크를 구현해 냈다. 탄소섬유 섀시뿐만 아니라, 기존 공도용 차량을 뛰어넘는 극한의 공기역학적 설계, 트랙에서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새로운 액티브 서스펜션 등 모든 아키텍처가 페라리 F80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페라리 F80은 기존 슈퍼카들과 달리 도로 주행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앞서 언급한 모든 특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술과 아키텍처의 모든 측면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덕분에 양산형 모델 수준의 주행 편의성을 갖춘 트랙용 슈퍼카라는, 언뜻 보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었다.
이는 운전자가 차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페라리 F80의 성능과 짜릿한 주행 경험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페라리 F80의 아키텍처는 매우 극단적이다.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으로 인해 실내 공간은 다소 좁아졌지만, 동승자에게는 탁월한 공간감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작아진 캐빈은 항력과 무게를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페라리 F80은 2인승이지만, 콕핏 구역은 마치 1인승처럼 뚜렷한 독립감을 제공해, '1+'라고 부를 수 있는 구조로 탄생했다. 공기역학적 설계(공기 저항 감소)와 차량 무게 감소를 위해 전폭을 최소화한 결과, 이러한 독특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콘셉트는 페라리 F80 제작에 영감을 주고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한 모터스포츠 세계와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전의 페라리 슈퍼카들처럼, 페라리 F80의 파워트레인은 모터스포츠에서 가장 정교하게 개발된 기술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980년대에는 F1 차량이 터보차저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GTO와 F40도 터보 V8 엔진으로 구동되었다. 오늘날의 F1과 세계내구챔피언십(WEC)에서는 터보 V6 ICE 엔진과 800V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이 사용된다. 르망 24시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499P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아키텍처가 신형 페라리 F80에 적용된 것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여기에 페라리 최초로 전기터보(e-터보) 기술이 도입되어 파워트레인이 한층 강력해졌다. 각 터보의 터빈과 컴프레서 사이에 전기모터를 장착해 저회전 구간에서도 높은 수치의 리터당 출력과 즉각적인 반응을 제공한다.
페라리 F80에서 공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액티브 리어 윙, 리어 디퓨저, 플랫 언더바디, 프론트 트라이플레인 윙, S-덕트 등의 솔루션이 결합되어 250km/h에서 1,050kg의 다운포스가 생성된다. 접지력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액티브 서스펜션은 공기역학 성능을 더욱 향상시켰으며, 전자식 앞차축을 채택해 성능이 한층 강화되었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모터스포츠에서 파생된 CCM-R 플러스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브레이크가 토크와 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페라리 F80은 이전의 모든 슈퍼카처럼 페라리 디자인의 새로운 시대가 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페라리 F80에는 레이싱의 정신을 강조하는, 긴장감이 돌면서 익스트림한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었다. 항공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최첨단 기술과 그 복잡성을 단순하고도 세련하게 구현해 냈다. 또한, 페라리 F80은 기존 차량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위대한 혈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파워트레인]
■ 내연기관
이 차량의 엔진은 모터스포츠, 특히 내구레이싱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엔진 아키텍처와 여러 구성 요소는 르망 24시에서 두 번 우승한 499P의 파워플랜트와 깊은 연관이 있다. 페라리 F80은 세계내구챔피언십(WEC)에 출전하는 차량들과 아키텍처, 크랭크 케이스, 타이밍 시스템의 레이아웃, 드라이브 체인, 오일 펌프 회수 회로, 베어링, 인젝터 및 GDI 펌프 등에서 수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F1에서 이어받은 기술도 적용되었다. 페라리 F80은 비스포크 e-터보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MGU-K(운동 에너지 회수장치: 페라리 F1 차량에 사용되는 유닛과 비슷한, 산업적으로 제조 가능한 전기 모터 개발이 적용되었음)와 MGU-H(열 에너지 회수장치: 배기가스의 열 에너지로 인해 터빈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초과 운동 에너지로부터 동력 생성) 솔루션을 모두 탑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엔진 캘리브레이션의 모든 요소를 극한까지 끌어올렸으며, 특히 점화 및 분사 타이밍, 스트로크당 분사 횟수, 가변 밸브 타이밍 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페라리 F80은 통계적 노크(knock, 연료-공기 혼합물이 엔진의 실린더에서 불규칙하게 폭발하는 현상으로 엔진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음) 제어를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적용한 최초의 페라리 로드카로, 이전보다 노크 한계에 더욱 가까운 상태에서도 엔진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로 인해 연소실 압력이 296 GTB 대비 20% 증가하면서 엔진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된다.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페라리 로드카 사상 최초로, 모든 기어의 토크 곡선을 동적으로 보정(dynamic calibration)한다는 점이었다. 본 프로젝트 단계에서는 실제 도로 주행 조건과 e-터보 시스템 관리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는 노크와 컴프레서 서지(compressor surge, 압축된 공기가 엔진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터보차저 쪽으로 다시 역류하는 현상) 한계가 동적 상태인지 정지 상태인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각 기어에 맞는 전용 캘리브레이션이 개발되었고, 모든 작동 조건에서 자연흡기 엔진에 가까운 반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e-터보에는 전기모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전기모터는 터빈과 컴프레서 하우징 사이에 축 방향으로 장착되어 있다. 엔지니어들은 e-터보를 통해 엔진의 유체 역학을 최적화해 낮은 엔진 속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터보 지연 현상을 없애고, 중-고속에서는 최대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 동력을 통해 e-터보 관리 전략을 설계함으로써, 터보 지연이 없어지고 응답 속도는 매우 빨라졌다.
GDI(Gasoline Direct Injection) 시스템의 350바 인젝터(대기압의 350배에 해당하는 압력을 직분사하는 장치)는 최적의 연료/공기 혼합을 위해 연소실 중앙에 위치하며, 다중 분사 전략을 채택해 배기가스를 줄이면서 뛰어난 성능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흡배기 캠 프로파일은 유체역학적 효율을 극대화하고 최대 엔진 속도를 9000rpm(다이내믹 리미터는 9200rpm) 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수정 설계되었다.
흡배기 통로(runner)도 성능 향상을 위해 연마되었다. 흡기 통로는 유체 역학 디튜닝(detuning, 성능을 일부러 낮추도록 조정하는 것)을 통해 저항을 줄이고 공기/연료 혼합물을 냉각할 수 있도록 길이가 짧아졌으며, 연소실의 난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3개의 매트릭스 형태로 이루어진 배기 라인은 현재 배출 가스 기준(유로 6E-bis)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향후 글로벌 배기 가스 규제까지 고려해 설계되었다.
인코넬(Inconel©) 배기 매니폴드는 압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그리고 페라리 V6의 독특한 사운드를 강조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강철 크랭크샤프트의 특징은 120°로 어긋나게 배치된 열간 단조 크랭크핀(hot-forged crankpins)으로, 다이캐스팅(액체 금속을 금형에 주입 후 빠르게 냉각해 고체로 제작)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점화순서를 1-6-3-4-2-5로 배치해 페라리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 냈으며,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해 크랭크샤프트 웹과 카운터웨이트 (크랭크샤프트의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추가되는 무게)를 경량화했다.
커넥팅 로드(connecting rods)와 피스톤도 수정 설계되었다. 티타늄 커넥팅 로드는 생크(shank, 부품의 몸체)와 빅 엔드 캡을 결합하는 표면에 톱니형 인터페이스가 있어 두 부품을 완벽하게 정렬시킴과 더불어 정밀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알루미늄 피스톤은 무게를 줄이면서도 높은 토크와 출력으로 인한 연소실의 높은 압력과 열 부하를 견딜 수 있도록 최적화되었다. 특히 피스톤 핀에는 고강도 DCL(다이아몬드형 탄소) 코팅 강철이 사용되었다. 또한 피스톤 핀과 커넥팅 로드 사이에 전용 오일 통로 구멍을 추가해 윤활성을 향상시켰다.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엔진은 평평한 언더트레이에 최대한 가깝게 장착되었다. 그 결과 섬프(엔진 오일이 저장되고 순환되는 부분) 하단의 모든 부품은 크랭크샤프트의 중심선에서100mm 이내에 위치하게 된다. 또한 엔진-변속기 유닛을 Z축에서 1.3° 기울여 기어박스의 높이를 올렸고 공기역학적 언더트레이의 효율성도 유지되도록 했다.
엔진 경량화를 위해 실린더 블록, 크랭크케이스, 타이밍 커버 외 기타 부품을 수정 설계하고 나사는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296 GTB 의 6기통 엔진 대비, 출력은 237마력 증가했으나 무게는 더욱 가벼워졌다.
플라이휠의 직경이 기존보다 작아졌기 때문에 엔진-변속기 유닛이 낮은 위치에 장착될 수 있었다. 이 플라이휠은 페라리 F80의 내연기관 제작 첫 단계부터 구상되고 설계되었다. 이 혁신적인 솔루션은 두 세트의 스프링을 사용하여 시스템의 전반적인 강성을 줄이고 변속기로 전달되는 진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필터링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특수 개발된 댐퍼는 구동계의 높은 비틀림 진동력을 감쇠하고, 성능 향상에 따라 높아진 열 부하를 분산시킨다.
■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페라리 F80 전기모터는 성능 극대화와 경량화를 목표로 페라리 마라넬로 본사에서 직접 개발, 테스트, 제조된 최초의 유닛이다. 전기모터의 디자인(앞차축에 2개, 뒷자축에 1개 장착)은 페라리의 레이싱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됐다. 특히 할바흐 배열 구조(Halbach array configuration, 자기장 강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 마그넷 레이아웃을 적용한 구조)의 스테이터(stator)와 로터(rotor, 전기 모터 안에서 회전하는 부품), 탄소섬유로 된 마그넷 슬리브(magnet sleeve)는 모두 F1에서 사용된 MGU-K 유닛의 디자인에서 파생된 솔루션이다.
로터 제작에 있어, 자속 밀도(magnetic flux density)를 극대화하고 무게와 관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바흐 배열 기술을 채택했다. 반면 탄소섬유 마그넷 슬리브는 최대 모터 속도를 30,000rpm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 집중 권선 고정자 (concentrated winding stator)는 엔드 와인딩에 사용되는 구리의 무게를 줄여주며, 리츠(Litz) 와이어는 고주파 손실을 최소화한다. 리츠는 단일 와이어 대신 여러 개의 절연 가닥으로 구성되어 '표피 효과(skin effect)'를 줄이고, 와이어의 전체 단면에 전류가 균일하게 흐르도록 하여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한 고정자의 모든 활성 부품을 레진(수지)으로 코팅해 열 방출을 개선했다.
DC/DC 컨버터는 한 전압의 DC(직류 전기)를 다른 전압의 DC로 변환하는 장치다. 이 혁신적인 기술 덕분에 하나의 부품으로 800V, 48V, 12V의 세 가지 전압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페라리 컨버터는 800V의 고전압 배터리에서 생성된 직류를 사용해, 액티브 서스펜션 및 e-터보 시스템을 위한 48V의 직류와 차량의 전자 제어 장치 및 기타 모든 전기 보조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12V 직류를 생성한다. 혁신적인 공진 기술이 적용된 컨버터는 시간의 지연 없이 바로 전류를 변환하고, 98% 이상의 변환 효율로 축전지(accumulator)로서의 의도와 목적을 완벽히 수행한다. 이를 통해 48V 배터리가 필요 없어, 무게를 줄이고 전기 시스템 레이아웃을 단순화할 수 있었다.
또한 페라리가 자체 개발하고 만든 앞차축에는 2개의 전기 모터, 인버터, 통합 냉각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앞차축에서 토크 벡터링을 사용할 수 있다. 단일 부품에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새로운 기계식 레이아웃을 적용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약 14kg의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앞차축의 무게는 61.5kg에 불과하다. 앞차축의 근본적인 목표는 기계적 효율을 최적화하는 것이었다. 저점도 오일(Shell E6+)을 사용하고 오일 탱크를 차축에 직접 통합시킨 드라이이 섬프 액티브 윤활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기계적 동력 손실을 20%까지 줄였다. 또한 높은 커버리지 비율 기어(High coverage ratio gears, 기어 톱니 간의 접촉 면적을 늘린 기어) 사용으로 소음을 10dB까지 감소시켰다.
고전압 배터리에서 생성된 직류는 인버터(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를 통해 전기 모터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교류로 변환된다. 앞차축에 통합된 인버터는 양방향으로 작동하는데, 이는 회생 제동 시 차축에서 생성된 교류가 배터리 충전을 위한 직류로 변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론트 모터 2개의 전력을 변환하고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인버터는 총 210kW의 전력을 차축에 전달할 수 있다. 페라리 F80의 인버터는 차축에 직접 통합되어 있으며, 무게가 9kg에 불과해 SF90 스트라달레의 인버터에 비해 무게가 더 가볍다.
또 다른 인버터는 리어 전기모터(MGU-K)에 사용된다. 이는 내연기관 시동, 고전압 배터리 재충전을 위한 에너지 회수, 특정 동적 조건에서 엔진 토크 보완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회생 모드에서 최대 70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내연 기관을 보완하기 위해 최대 60Kw의 전력을 제공한다. 두 가지 인버터는 페라리 파워 팩(FPP, Ferrari Power Pack) 시스템에 통합되어 있다. FPP는 전력 변환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가장 컴팩트한 유닛으로 된 전력 모듈로, 6개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모듈, 게이트 드라이버 보드, 전용 냉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전압 배터리는 에너지 축적 시스템의 핵심으로, 작은 크기에서도 많은 전력을 저장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 밀도를 극대화한다. 배터리는 F1에서 파생된 리튬 셀 화학, 모노코크 케이스에 탄소섬유를 광범위하게 적용한 구성 그리고 유닛의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한 셀 투 팩(cell-to-pack, 특허 받은 설계 및 조립 방법) 등 세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배터리 팩은 엔진룸의 하단에 위치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고, 차량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모든 전기 및 유압 회로 커넥터는 케이블과 호스 길이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팩에 내장되어 있다. 배터리 팩에는 204개의 셀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고 3개의 모듈로 균등하게 나눠져 있다. 이를 통해 총 2.3kWh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최대 242kW 출력을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내부의 전기 및 전자 부품을 서로 잘 통합시키기 위해, CSC(셀 센싱 회로) 무선 센서 장비가 개발됐다. CSC는 스프링 접점을 통해 셀 전압을 모니터링하고, 적외선 센서로 셀 온도를 측정한다.
[공기역학]
250km/h에서 460kg의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페라리 F80의 전면부는 F1과 세계내구챔피언십(WEC)에서 사용되는 공기역학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로, 혁신적으로 재해석되어 전체 디자인의 초석이 되었다. 한편, 리컴번트(recumbent) 레이싱 드라이빙 포지션(일반 차량 좌석보다 더 눕는 자세로 운전하는 포지션)으로 인해 차량 섀시 중앙에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섀시의 센터 킬(keel, 배의 밑부분처럼 차량의 중앙부 아래쪽 구조) 위치가 높아졌다. 반면, 페라리 F80의 냉각 시스템은 차량 중앙을 차지하지 않도록 설계가 되어, 그 공간을 다른 기능을 위해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외관 컬러와 동일한 색상의 노즈 중앙부는 프론트 윙의 넓은 메인 플레인 역할을 한다. S-덕트 내부에는 메인 프로파일을 따라 2개의 플랩이 배치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세개의 수평 날개 구조인 트라이플레인(triplane) 윙 구성이 완성된다. 이 구성에는 499P에서 영감을 받은 곡률과 블로어 슬롯(blower slots, 공기 흐름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슬롯)이 반영되어 있다. 차량 전면의 공기역학 효율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S-덕트 및 중앙부의 높은 킬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트라이플레인의 작동방식이다. 이를 통해 윙으로 향하는 공기 흐름이 차단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성능은 극대화된다.
그 결과, 차체 하부와 범퍼를 통과하는 공기 흐름이 급격히 수직으로 팽창하며, 덕트 안에서 프론트 보닛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강한 업워시(upwash, 공기가 위쪽으로 움직이는 현상)를 발생시키고 차체 하부에 강력한 저압 영역을 형성한다. 이 기류는 차량 전면에서 생성되는 최대 다운포스 460kg 중 150kg을 차지하지만, 지상고(노면과 차량 밑바닥 사이의 거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차량의 공기역학적 균형은 액티브 서스펜션에 의해 유지되는데, 액티브 서스펜션은 차체 자세를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주행 조건에 따라 차체 하부와 도로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운전자의 발 아래 공간이 확보되면서 3쌍의 바지보드(bargeboard, 공기역학적 성능 향상을 위해 차체 측면에 부착되는 장치. 주로 차량의 앞바퀴와 차체 사이에 위치함)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장치는 강력하고 집중적인 와류를 생성해 아웃워시(outwash, 공기를 바깥쪽으로 배출) 방향의 기류에 속도 변화를 주거나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아웃워시는 차체 하부의 공기 흡입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공기 흐름이 차단되지 않도록 하고 차체 프론트 트라이플레인의 성능을 높인다. 또한 바지보드는 앞바퀴에서 발생하는 후류의 유해한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이 앞바퀴에서 발생하는 후류를 가두고 차체 하부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함으로써 차량 후면으로 향하는 공기의 흐름이 오염되지 않도록 만든다.
리어 윙 디퓨저 시스템의 작동으로, 차량 후면부는 시속 250km에서 나머지 590kg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이 시스템의 효율성은 차체 하부에서 생성되는 다운포스의 양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항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페라리 F80의 디퓨저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디퓨저 자체의 팽창 부피를 극대화했다. 이를 위해 엔진-기어박스 유닛을 Z축으로 1.3° 기울였고, 리어 섀시 및 서스펜션 구성 요소를 다시 설계했다. 디퓨저의 상향 곡률 시작점을 앞으로 이동시켜, 길이가 무려 1,800mm에 이르는 디퓨저를 만들어냈으며, 이로 인해 차량 하부에 거대한 저압 영역이 형성되어 엄청난 양의 공기가 차체 하부로 흡입될 수 있도록 했다.
좁고 곡선형의 실(sills, 도어 아래쪽 측면 구조물)이 있는 섀시의 기하학적 구조로 인해 덕트(공기가 흐르는 통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이 덕트는 측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를 포착해 하부 서스펜션 암 아래에 있는 리어 휠아치 내부로 공기를 유도, 차체 하부 주변에 공기역학적 밀봉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 공기 흐름과 디퓨저의 외부 스트레이크(얇은 판 혹은 돌출된 구조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 작용이 휠과 노면 접촉 구역에서 발생하는 와류를 방해해 공기가 디퓨저 너무 앞쪽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이러한 솔루션들이 서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디퓨저에서만 발생하는 다운포스가 285kg에 달하고, 이는 뒷차축에서 발생하는 다운포스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페라리 F80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독특한 공기역학적 특징은 액티브 윙이다. 리어 윙의 구동 시스템은 윙의 높이와 받음각(공기와 만나는 각도)를 연속적, 동적으로 제어하여 다운포스와 항력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제동, 턴인, 코너링 시 사용되는 하이 다운포스(HD) 구성에서는 윙이 공기 흐름에 대해 11°의 각도를 유지하고, 250km/h에서 18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윙이 회전하는 범위의 반대쪽 끝에서 윙은 저항력(LD) 구성이 된다. 이 구성에서는 리딩 에지(공기와 처음으로 만나는 앞쪽 가장자리)가 위로 향한다. 이 구성에서는 양력이 줄어들고, 잔류 저압 영역이 윙 하부에 충돌하여 발생하는 트랙티브 효과(tractive effect, 견인효과)가 발생해 항력이 훨씬 낮아진다.
리어 윙은 페라리 F80이 다양한 동적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어댑티브 에어로 시스템(adaptive aero system)의 핵심이다. 리어 윙은 차량 제어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고 평가된다. 시스템은 가속, 속도, 스티어링 각도 등 운전자의 요청에 따라 다운포스, 공기역학적 균형, 항력의 최적 조합을 결정하고 액티브 서스펜션과 능동 공기역학 시스템에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구현하도록 지시한다. 여기서 공기역학 시스템은 리어 윙의 받음각과 프론트 트라이플레인 아래에 있는 액티브 리버스 거니(Active Reverse Gurney) 플랩의 활성화 상태를 제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플랩은 차량 전면의 다운포스와 항력을 제어한다. 닫힌 상태에서는 최대 다운포스를 생성하고, 열린 상태에서는 플랩이 공기 흐름에 수직으로 작용해 F1의 DRS 시스템처럼 항력을 줄인다. 이를 통해 차체 하부를 밀폐시켜 차량이 더 높은 최고속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 열 관리
라디에이터는 차가운 공기 흐름을 극대화하고 뜨거운 공기 흐름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배치되어 열 교환 효율을 개선시켰다. 이 밖에도 차량의 전반적인 열 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몇 가지 혁신적인 솔루션이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윈드스크린에 내장된 투명 필름은 48V 회로의 전력을 사용하여 성에(김서림)를 방지하고,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줄여준다. 실내 온도 조절은 전기 작동식 밸브로 제어되며, 이 밸브는 HVB(High Voltage Battery) 회로의 요구에 따라 냉매의 흐름을 조절해 에너지 관리를 개선시켰다.
전면에는 공조장치, 배터리, 액티브 서스펜션 회로를 담당하는 2개의 콘덴서와 V6 냉각을 위한 3개의 고온 라디에이터가 있다. 이 중 두 개는 측면에 위치해 차량 바닥 부분과 헤드라이트 사이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중앙에 위치한 세 번째 고온 라디에이터는 트라이플레인에서 발생하는 업워시를 활용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한다.
전면의 공기역학 성능 및 후면으로 향하는 냉각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뜨거운 공기의 배출을 최적화했다. 측면 라디에이터의 메인 통풍구가 휠아치 하우징 내부로 열리는 이 솔루션은 공기 흐름의 차단을 최소화하여 라디에이터의 열 방출 효율을 높인다. 바퀴 앞쪽 프론트 윙 측면에 있는 또 다른 통풍구는 바퀴에서 나오는 후류를 억제하는 동시에 뜨거운 공기를 바퀴 바깥쪽으로 유도한다. 중앙 라디에이터는 범퍼와 프론트 보닛 사이 공간으로 열을 배출해 S-덕트에서 나오는 공기 흐름을 간섭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페라리 F80의 측면을 보면, 여러 기능이 도어 상부의 볼륨을 통해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의 표면이 점차 낮아지면서 차체에 통합된 공기 채널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채널의 형태는 앞바퀴의 뜨거운 후류 때문에 공기 흐름이 열적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고, 그 공기가 도어 표면을 따라 차체 측면의 전방 가장자리에 있는 흡입구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공기 흡입구 상단에는 작은 윙렛이 있는데, 이는 NACA(National Advisory Committee for Aeronautics, 후에 NASA로 재편) 항공기 흡입구의 독특한 형태를 재해석한 것이다. 이 솔루션은 공기의 와도(vorticity, 소용돌이도(度))를 활용해 덕트 상부에 흐르는 공기의 일부를 흡수한다. 덕트 내부에 들어온 공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엔진의 흡입 시스템으로 공급되는데, 이 때 램 효과(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가 공기를 압축하는 현상)로 최대 5마력의 추가출력을 얻는다. 나머지 하나는 인터쿨러로 공급되어 흡입된 공기와 후륜 브레이크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도, 엔지니어들은 최첨단 CCM-R(Carbon Ceramic Material – Racing, 고성능 레이싱 브레이크 시스템) 플러스 디스크를 중심으로 개발된 제동 시스템이 최적의 열 조건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솔루션을 도입했다. 그 중 하나는 전면 덕트로, 전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섀시 세로대(longeron, 세로 방향 지지 구조물) 내부의 텅 빈 공간을 활용해 시스템의 가장 민감한 요소인 범퍼, 디스크, 패드, 캘리퍼로 고에너지 냉기를 전달한다. 페라리가 특허를 획득한 이 솔루션은 패키징 제약을 극복하고 냉각 성능을 극대화한 첫 사례로, 라페라리에 비해 냉각 공기 흐름을 20% 증가시키면서도 전면 공기역학 성능에는 전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차량 동역학]
페라리 F80에는 도로와 트랙의 모든 조건에서 차량 동역학을 관리하기 위해, 현재 가장 진보된 기술 솔루션이 탑재되었다.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Ferrari active suspension system)은 그중 단연 뛰어난 기술로, 페라리 푸로산게에 사용된 버전과 비교해, 페라리 F80의 슈퍼카 특성에 맞도록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4개의 48V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독립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 레이아웃, 액티브 인보드 댐퍼, 3D 프린팅 및 적층 제조 기술로 제작된 상부 위시본이다. 페라리 로드카에 최초로 사용된 이 솔루션은 최적화된 레이아웃, 더욱 정밀한 휠 제어, 스프링 하중량(unsprung mass, 서스펜션에 의해 지지되지 않고 서스펜션 하부에 있는 무게) 감소, 안티롤바(anti-roll bar)가 필요 없는 점, 그리고 전용 캠버 각도 보정 기능 도입 등 여러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지 요구 사항을 충족시킨다. 하나는 트랙에서 매우 평탄한 주행감을 유지하고 주행 높이의 변화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반 도로 주행 중 노면의 요철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즉, 차량이 도로에서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모든 조건에서 다운포스를 최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속에서는 시스템이 기계적 균형과 무게 중심 제어를 우선에 둔다. 속도가 증가하면, 주행 높이 제어 시스템이 액티브 에어로 시스템과 협력해 코너링 상황에서 공기역학적 균형을 최적화한다. 급제동 시, 예를 들어 커브 구간에 진입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 주행 높이 제어 시스템이 변화를 최소화하여 무게가 앞쪽으로 쏠리는 불안정성을 방지한다. 코너링 중에는 시스템이 다운포스를 증가시켜 최적의 균형을 유지한다. 차량이 커브 구간을 벗어날 때는 무게가 뒤로 쏠리는 경향을 조절해 네 바퀴 모두에서 최상의 트랙션과 안정성을 보장한다.
페라리 F80에 도입된 또 다른 주요 혁신 기술은 새로운 SSC 9.0(사이드 슬립 컨트롤) 시스템이다. SSC 9.0는 통합된 FIVE(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로 인해 더 향상된 성능을 얻게 되었다. 이 새로운 추정 장치(Estimator)는 디지털 트윈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차량에 설치된 센서로 수집한 매개변수를 활용해 차량의 동작을 가상으로 재현하는 수학적 모델이다.
SSC 9.0은 이전 세대 모델에서도 가능했던 요각(yaw angle, 수직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각도)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은 물론, 요각을 1°와 1 km/h 미만의 오차로 계산해 차량 무게 중심의 속도를 추정한다. 이 새로운 추정 장치는 트랙션 컨트롤을 포함한 차량 내 모든 동적 제어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모든 PHEV 페라리 모델처럼 페라리 F80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e마네티노를 장착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Hybrid)’, ‘퍼포먼스(Performance)’, ‘퀄리파이(Qualify)’의 세 가지 주행 모드를 탑재했다. 페라리 F80은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없기 때문에, SF90 스트라달레와 296 GTB에 탑재된 e드라이브 모드는 없다. 순수 전기 모드는 페라리 F80의 임무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시동을 켜면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드로 설정되며, 실제 모든 주행 조건에서 차량의 효율성과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모드는 에너지 회수 및 배터리 충전 유지에 우선순위를 두어, 필요할 때 부스트를 제공하는 MGU-K 모터의 기능을 연장시킨다. '퍼포먼스'는 트랙에서 장시간 주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성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드로, 배터리 에너지 흐름을 최적화하여 항상 70% 정도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한다. 가장 극단적인 퍼포먼스 모드인 '퀄리파이'를 선택하면 페라리 F80의 출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 최고 회전수에 도달해 기어를 변속할 때, 전자식으로 토크를 조절하여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을 최적으로 배분, 최대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다.
'퍼포먼스' 및 '퀄리파이' 모드에서는 페라리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가 최초로 선보이는 부스트 최적화(Boost Optimization)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차량이 주행하고 있는 트랙의 모양을 기록하여 서킷에서 가장 필요한 구간에 추가적인 파워 부스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운전자가 먼저 서킷을 한 바퀴 주행하고 이때 시스템이 코너와 직선 구간을 파악해 최적의 파워 전달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탐색 주행이 완료되면, 차량은 운전자의 추가 조작 없이 자동으로 필요한 구간에 추가적인 파워를 제공할 준비를 한다. 부스트 최적화 기능의 구현 방식은 선택된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데, '퍼포먼스' 모드에서는 가능한 오랫동안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퀄리파이' 모드에서는 고전압 배터리 충전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부스트 구간을 최대화한다.
페라리 F80의 제동 시스템에는 CCM-R 플러스 기술이 도입됐다. 이 기술은 브렘보(Brembo)와 협력해 개발되었으며, 페라리가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재와 기술을 직접 적용해 다른 모든 양산차용 카본 세라믹 시스템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CCM-R 플러스는 더 긴 탄소섬유를 사용해 이전 세대 솔루션보다 기계적 강도는 100%, 열전도율은 300% 향상되었다. 제동 표면은 실리콘 카바이드(SiC) 코팅으로 처리되어 내마모성이 뛰어나고 초기 적응 시간을 단축시켰다. 이 디스크는 새로운 특수 화합물을 사용한 브레이크 패드와 함께 작동하며, 서킷에서 장시간 극한의 주행 중에도 매우 일정한 마찰계수를 유지한다. 디스크의 두 줄로 된 환기 채널과 그 기하학적 구조는 F1 기술에서 파생된 것으로, 첨단 전산 유체 역학(CFD) 기법으로 최적화되어 열 교환 면적이 더 넓어지고 냉각 성능은 탁월해졌다.
페라리 F80 타이어는 미쉐린과 공동 개발됐다. 파일럿 스포츠 컵2(Pilot Sport Cup2)와 파일럿 스포츠 컵2R(Pilot Sport Cup2R) 두 가지가 285/30 R20 및 345/30 R21(앞/뒤) 사이즈로 제공된다. 파일럿 스포츠 컵2 타이어는 특별 설계된 케이싱과 트레드로 짜릿한 주행감을 제공하고 차량의 사용성을 극대화한다. 파일럿 스포츠 컵2R은 모터스포츠에서 파생된 특수 화합물을 사용해, 트랙에서의 최대 접지력 및 성능의 일관성 면에서 페라리 로드카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일상적인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페라리 F80에는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주요 ADAS 운전자 보조 기능이 기본 옵션으로 장착돼 있다. 스탑앤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보조, 자동 상향등, 교통 표지판 인식, 졸음 운전 주의 경고 등이 이에 포함된다.
[섀시 및 차체]
■ 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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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레임은 속이 꽉 찬 압출물들이 주조 공정으로 연결되어 만들어졌다. 튜브의 특징은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속이 빈 도어 실(sill)인데, 이는 주요한 하중 지지 요소로 작용한다. 루프 역시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는데, 오토클레이브(autoclave, 고온과 고압을 사용해 복합소재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계)에서 한 번의 공정으로 제작 및 경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튜브와 루프 모두 F1에서 유래한 듀얼 튜블러 블래더(dual tubular bladders)라는, 혁신적인 생산 방식으로 제작된다. 두 영역 모두 내부에 탄소섬유와 로아셀/노멕스(Rohacell/Nomex)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는데 이는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라페라리에서와 마찬가지로 도어 실(sills)은 측면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한다. 캐빈 구조가 비대칭이어서 튜브의 양쪽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최적화해 설계할 수 있었다. 운전석에는 다양한 위치 조절이 가능한 시트가 있어 운전의 편안함이 보장되고, 측면 충돌 시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운전석 바닥에는 더 많은 구조적 패널이 추가되었고, 조수석보다 더 긴 충격 흡수 장치가 사용됐다. 반면, 조수석엔 무게 절감을 위해 고정 시트를 사용했지만, 두 탑승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차량 전면에 충격을 흡수하는 알루미늄 세로대(longerons, 차체 내에 있는 비교적 무거운 세로방향의 구조 부재)는 내부가 비어 있어 브레이크 시스템의 냉각 공기 통로로 사용되며, 열 관리에도 기여한다. 페라리가 공동 개발한 주조 방법으로 인해, 기존 주조 부품에 적용되었던 최소 벽 두께 제한(2.0mm)을 23%나 줄였다. 이러한 솔루션을 통해 라페라리에 대비, 비틀림 강성 및 빔 강성은 50% 증가했으면서도 중량은 5% 감소했다. 또한 NVH(소음, 진동, 불쾌감)가 크게 개선되어 더욱 편안한 주행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 차체
페라리 F80의 차체는 완전히 새롭게 제작되었다. 차체는 프리프레그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후 오토클레이브에서 경화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이 기술은 F1 및 다른 모터스포츠에서 유래한 것이다. 프론트 보닛에서 눈에 띄는 점은 S-덕트인데, 두 개의 프론트 윙을 연결하는 고정 부품으로 구성됐다.
라페라리에서처럼 버터플라이 도어가 사용되었다. 이 도어는 이중 회전축 힌지 메커니즘을 통해 거의 90° 각도(수직 방향)로 열린다. 도어의 하부 구조는 측면 충격 시 동적 하중을 흡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특수 고성능 탄소섬유로 제작됐다.
후방 엔진 커버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도어의 디자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 커버에는 V6 엔진의 뜨거운 공기를 배출하는 6개의 가느다란 구멍과 공기를 배출하는 그릴이 있다.
[디자인]
■ 외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는 페라리 F80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페라리의 시각적 언어에 급진적 변화를 모색했다. 페라리 디자인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고자 함이다. 이 연구는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와 DNA의 다양한 요소들을 통합하려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먼저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시각적 정체성을 가진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페라리 F1 레이스카의 미학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와 동승자 2명이 탑승하는 차량이되, 운전자에게 1인승 차량을 타는 듯한 주행감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 논리를 바탕으로 페라리 F80의 디자인은 기술적인 요소를 반영하면서 대담한 하이테크적 특징을 담았다. 성능 목표가 높았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그 결과, 페라리 F80의 형태에 대한 디자인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완성시점까지 엔지니어링, 공기역학, 인체공학 부서와 지속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며 진행되었다. 첫 스케치와 추상적인 초기 형태 연구부터 시작해, 이 프로젝트는 자연스러운 융합 과정을 거쳐 형태와 볼륨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으며, 이를 통해 타협 없는 성능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페라리 F80은 우주 항공에서 영감을 받아 시각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차량의 구조는 두 하단 모서리가 휠에 단단히 고정된 상반각 단면(dihedral cross section, 위로 젖혀진 각)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측면에서 보면, 후방은 조각된 듯한 흐름을 보이며 리어 윙의 근육질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전방은 건축적인 요소가 더 많이 반영되었다. 휠 아치의 끝은 도어보다 돌출된 수직패널로 마무리되어 F40의 디자인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준다.
차체 하부에서 솟아오른 캐빈은 떠 있는 거품(floating bubble) 같은 구조로, 건축적 비례에 대한 철저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라페라리 보다 50mm 더 낮게 설계된 페라리 F80의 캐빈은 차량의 전체 볼륨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차량의 어깨 부분을 넓혀 운전석을 더욱 콤팩트하게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최신 페라리 모델들처럼 외관 상부는 차체 색상으로, 하부는 투명하게 코팅 처리된 탄소섬유로 마감되어 있다. 이 두 영역의 대비는 차량의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기술적 특징을 부각시킨다. 디자이너들은 페라리 F80의 전방에서 의인화적 효과를 없애고자 했다. 헤드램프는 검은색 스크린인 바이저 안에 숨어있다. 이 스크린은 공기역학적 역할과 조명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페라리 F80의 외관을 독창적으로 만들고 있다.
숏테일 형태의 차량 후면은 주행 중 모바일 윙이 접히거나(수납되거나) 펼쳐지는 두 가지 구성을 갖는다. 테일 라이트는 테일 페시아와 스포일러로 구성된 이중 구조에 장착되어 있으며, 샌드위치 효과를 통해 두 가지 구성 모두에서 후방의 스포티한 느낌을 부각한다.
리어 스포일러가 올라가면 차는 더욱 강력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두 가지 구성 간의 시각적 차이가 차량의 또다른 면모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디자인을 통해 해결되어, 성능과 형태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기능적 요소 중 일부는 차량에 개성을 부여하는 주요한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NACA 덕트는 엔진 흡입구와 측면 라디에이터로 공기를 유도하는 기능 뿐만 아니라 차량 측면에서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링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기능적이면서도 매우 상징적인 또 다른 요소는 루버(louvred) 형태의 엔진룸 스파인(중앙 구조물)이다. 여기에는 내연기관 6개의 실린더마다 하나씩 총 6개의 슬롯(기다란 형태의 구멍)이 있는데, 직선 형태의 기하학적 라인과 조각적인 표면이 서로 어우러져 예상치 못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한다.
■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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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를 완전히 감싸는 듯한 콕핏은 모든 부분이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며, 전체적인 구조가 제어 장치 및 계기판 쪽으로 모이도록 디자인되었다. 또한 제어 패널 역시 인체공학적으로 운전자를 향해 배치되어, 마치 운전자를 감싼 듯한 일종의 코쿤(cocoon, 고치) 효과를 연출한다.
조수석은 인체공학적으로 완벽하고 편안하게 설계되었으나, 캐빈의 트림과 완벽히 통합되어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이는 운전석과 나머지 트림에 사용된 색상 및 소재를 정교하게 차별화함으로써 가능한 결과물이다.
두 탑승자의 좌석 위치를 앞뒤로 어긋나게 배치하여 조수석을 운전석보다 뒤로 밀어넣음으로써 인체공학적 편안함을 유지하면서도 실내 공간을 더욱 좁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솔루션으로 디자이너들은 캐빈의 크기와 차량 전방의 단면적을 줄였다.
페라리 F80에는 이 차량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새로운 스티어링 휠이 장착됐다. 이 스티어링 휠은 앞으로 출시될 페라리의 로드카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이전 모델보다 약간 작고 위쪽과 아래쪽 림이 평평하게 디자인된 이 스티어링 휠은 중앙부 역시 크기가 작아 가시성이 향상되었고 주행 시 스포티한 느낌을 더한다. 림의 측면 부분은 장갑을 착용했을 때나 착용하지 않았을 때 모두 훌륭한 그립감을 제공하도록 최적화되었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양쪽 스포크에는 물리적인 버튼이 다시 도입되어, 최근 몇 년 간 페라리가 사용했던 풀 디지털 레이아웃 대신, 촉감으로 바로 식별 가능하여 더 사용하기 쉬운 버튼으로 대체되었다.
[7년 메인터넌스]
페라리의 엄격한 품질 기준과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는 페라리 F80에 제공되는 7년 메인터넌스 프로그램에서 잘 나타난다. 페라리 라인업 전체에 적용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슈퍼카로는 처음으로 페라리 F80에 도입됐다. 차량 구입 후 7년 동안 정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고객이 오랫동안 최고의 성능과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 서비스는 인증 중고차를 구매한 페라리 오너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정기 유지보수(매 2만 km 마다 또는 주행거리 제한 없이 연 1회), 오리지널 부품, 정밀 점검(마라넬로의 페라리 트레이닝 센터에서 직접 교육받은 직원들이 최신 진단 장비를 이용해 진행)은 제뉴인 메인터넌스 프로그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 서비스는 공식 딜러 네트워크 상에 있는 전 세계 모든 페라리 딜러십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제뉴인 메인터넌스 프로그램은 페라리 차량의 상징인 성능과 우수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페라리가 제공하는 애프터세일즈 서비스 범위를 더욱 확장한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