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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CA, 한라산에서 6년의 여성평화순례 첫 걸음 내딛어

  • 2017-10-28 12:59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는 10월 26일(목)부터 28일(토)까지 2박3일간 한라산, 제주4․3평화공원, 탐나라공화국, 이기풍선교기념관에서 ‘2017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라산편을 진행했다.

- 95명의 평화순례자 ‘통일의 씨앗’ 뿌리다

한국YWCA가 창립 95주년을 맞아 한라산부터 시작해 2022년 100주년까지 이어질 여성평화순례는 앞으로 지리산, 태백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을 차례로 오를 예정이다. 올해는 95주년을 상징하는 95명의 평화순례자가 한라산을 올랐으며 해마다 한 명씩 늘려 100주년엔 100명의 평화순례자가 백두산을 오르게 된다.

순례자가 아니더라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반 참가자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한라산편에는 전국에서 20대부터 80대까지 150명이 참여했으며, 중국·미국 국적의 해외동포와 북한이탈주민도 동참했다.

YWCA 여성평화순례는 설립초기 평화를 구하는 기도운동부터 1945년 남북분단 이후 지속된 통일에 대한 열망으로 1980년대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드리기, 1990년대 시작해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북한어린이돕기, 2012년 평화걷기대회, 2013년 한국․중국․미국 여성들이 함께하는 백두산 평화기행까지 한국YWCA 평화운동의 맥을 잇기 위한 프로젝트다.

6년간 계속될 여성평화순례가 ‘평화의 섬’ 제주에서 첫 발을 내딛은 것은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에서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 이르는 여정을 통해 모든 여성과 어머니의 이름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씨앗’을 뿌리겠다는 YWCA 회원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 기독여성단체인 YWCA에게 이기풍기념선교관도 그 의미가 크다. 한국 최초의 목사이자 선교사로서 제주에 복음을 전파한 이기풍 목사는 일제 신사참배를 반대하며 호남지역 교회들과 항일투쟁을 벌이다 순교했다.

백록담팀과 사려니숲길을 걷는 둘레길팀으로 나누어 진행된 한라산 등반은 평화의 걷기 후 평화기도문 낭독, 평화의 노래 부르기, 평화선언문 발표로 이뤄졌다. 입산을 마친 참가자들에게는 ‘여성평화순례 배지’를 달아주었고, 순례 의미를 나누는 문화행사인 한라평화축제로 마무리했다.

- 제주 평화를 일궈나가는 ‘제만나다

평화순례를 위한 강의도 진행됐다. 사회학자인 정수복 작가가 ‘기독여성운동으로서 평화운동과 여성평화순례 의미’를 주제로 강연했고, 광주YWCA 두레산악회를 30년간 이끌어온 임형칠 산악전문가는 안전산행 방법을 지도했다. 춘천 남이섬을 명소로 만든 그래픽디자이너 강우현 작가가 친환경 콘셉트로 만들고 있는 탐나라공화국을 찾아 평화를 위한 실천을 들었다.

제주의 아름다움 너머 가슴 시린 역사로 남아 있는 ‘제주 4.3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제주 4.3평화공원 탐방도 진행됐다. 허영선 4.3평화연구소장은 ‘4.3과 여성’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숱한 시련을 이겨내며 아픈 역사를 평화인권의 가치로 만들어내고 있는 제주 여성들의 삶과 노력을 소개했다.

YWCA 여성평화순례 참가자 일동은 마지막 날 발표한 ‘2017 여성평화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전쟁과 군사적 행동 반대 △남북한과 주변 4개강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 △북한과 미국은 상호 전쟁위협을 중단하고 즉각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2022년 순례의 마지막 여정인 백두산에서 평화통일 실현을 기뻐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