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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신극장판

  • 2017-04-12 18:38
  • ACROFAN=김형근
  • hyungkeun.kim@acrofan.com
오는 2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공각기동대 신극장판(GHOST IN THE SHELL: 攻殻機動隊 新劇場版)'은 '공각기동대' 만화 출간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5년 6월에 일본 현지 개봉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2029년 3월 발생한 폭탄 테러로 인해 일본 총리가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정계가 혼란에 빠지며 쿠사나기 모토코와 그의 부대원들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추적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품명인 '공각기동대'는 작품 내 등장하는 내무성 수상 직속의 방첩기관인 '공안 9과'의 별칭으로, 쿠사나기 모토코와 그의 부대원들이 속하게 되는 부대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이들 부대원들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모이게 되었지만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쿠사나기 모토코의 지시 아래 임무 달성을 위해 힘을 합치는 점이 특징이다.

'공각기동대' 시리즈는 원작 만화를 비롯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STAND ALONE COMPLEX' 시리즈 등 다양한 세계관과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공각기동대 신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설정이나 캐스팅, 제작진 등이 가장 최근 선보여졌던 '공각기동대 ARISE'와 연결돼 있다. 특히 노무라 카즈야 감독이 키세 카즈치카 총감독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인터뷰는 이번 작품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은 만화 출간 25주년을 기념해 준비된 작품이다.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의 이야기에 있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과거와 현재 시점을 오가는 이야기의 전개다. 특히 쿠사나기 모토코의 과거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는데, 작중에 등장하는 쿠르츠 중령과의 관계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시리즈에서 언급된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에 해당 신에서 특히 강조되는 화사한 색감과 어울리며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애니메이션에서 '전뇌화'나 '의체화'와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미래 사이보그들의 모습과 영혼과 비슷한 개념인 '고스트', 그리고 사이보그들의 죽음에 해당하는 '데드 엔드'와 같은 이야기는 단순히 신체를 기계화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 안에서 끈임 없이 발견되는 “미래에는 인간을 무엇이라 정의해야 하나?” 또는 “'진짜'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은 이전 시리즈들로부터 꾸준히 제기된 것으로 그림체와 설정이 달라지더라도 '문제 의식'만큼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특수 기술과 로봇들을 활용하는 전투 장면은 애니메이션의 진행이 지루해지는 것을 막고 긴장의 끈을 적당히 조율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담당한다.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은 화력전부터 대인전, 그리고 '깜짝 쇼'라 불릴 만한 볼거리까지 다양한 전투 장면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전개 또한 전략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쿠사나기 모토코와 그의 부대원들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추적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을 기존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제작한 극장용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이 작품은 '공각기동대 ARISE' 시리즈와 이어져 있는 만큼 서로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지향점과 관람객들에게 던지는 질문 역시 전혀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애니메이션의 등장 시점은 차치하더라도 개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공각기동대 ARISE' 시리즈의 작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에 대한 이해 없이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신작으로 알고 극장을 찾는 사람들은 설정 등에서 다소 불친절함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은 '공각기동대' 시리즈의 25년을 기념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국내 개봉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만나볼 수 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의 만남이라 하더라도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역시 '공각기동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모습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후속작은 아니지만 팬들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15세관람가 / 평점 : 8점(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