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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지역 맛집들은 절 밑에 많이 있는 법. 그래서 그런지 ‘부석사 식당’

  • 2022-07-24 21:34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우리나라 여행 다니면서 맛집 모인데를 찾는 기준이 특정 시설일 때가 종종 있다. 포구 앞 횟집이라던가, 도축장 앞 구이집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알려진 게 그런 연유다. 여러 복합적인 의미인 케이스들도 있는데, 이중 ‘절 근처 맛집’이란 것도 있다. 이건 유사 이래로, 사찰이 산을 끼고 다니는 관광에서 포인트가 되다 보니 생각보다 역사가 상당히 긴 인식이다. 특히 사찰음식이 국제적으로 한식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되면서, 절 안밖 모두 미식에 있어 분류방식의 하나로 정착되었다.

‘멋진 거 보고 맛 있는 거 먹는 게’ 여행의 정석이기에, 자연 풍광과 고전 건축이 집대성된 유명 사찰을 구경 와 놓고 빈속으로 돌아간다는 게 말이 안되는 일. 특히나 아름답기로 대한민국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부석사를 찾고 그냥 공복으로 간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 마침, 부석사 입구 앞으로 주차장과 정류장 등등이 있는 곳에 식당가가 마련되어 있다. 전국각지에서 온 관광객들 허기를 오랫동안 달래주며 여러 평점, 별점 등등을 쌓아온 곳들이 다 모여있다.

절 밑에서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은, 평소와는 사뭇 달라진다. ‘명산 + 종교’ 조합이라서 그런 듯한 형태로 말이다. 산이니까, 산에서 난다는 나물류에 가중치를 두는 사람도 있겠고. 육식을 금한 사찰 땅에 발을 딛었으니 괜히 고기가 더 땡기는 사람도 있겠고. 비슷하게 곡차 안되는 곳 다녀와서 그런지 술이 고픈 사람도 있겠고. 대개 이러한 수요(?)로 인해서 사찰 근처 맛집들은 건강식이냐 고기요리냐 술안주냐 하는 고유의 분류법이 존재한다.

그런 연유에서, 부석사 식당 메뉴판이 어찌보면 그런 역사와 전통이 담긴 정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1972년 개업 이래로, 부석사 앞 터를 지켜온 곳이 부석사식당이다. 참 오랫동안 오는 손님들 맞이하다 메뉴판이 그리 된 것인데, 그 흐름과 구성이 사찰 앞 맛집의 전형이자 모범 그 자체겠다. 단지 하나, 요즘 물가가 급상승 중이라 덧대어진 게 많은 메뉴판이 참 안타까울 뿐. 새삼 우리 집 살림도 걱정이 되겠고. 그래도, 이 먼데 와서 찔끔 아끼는 것도 바보같은 일. 기호대로 기분대로 근본대로 간고등어 정식을 주문하고 한 끼 제대로 치렀다.

[찾아가는 길]
주소 :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17
전화 : 054-633-3317

[영업시간]
매일 08:00 ~ 22:00

▲ 요 몇년 전부터 은근히 돌아다니며 자기 나이에 빗대 역사를 가늠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본인 보다 오래되었다고 보면 괜히 반가운 그럼 감성에 젖는다. 갱년기인가 보다.

▲ 부석사식당에서는 단품으로는 산채비빔밥이, 세트로는 간고등어정식이 간판메뉴다. 이런 정식은 백반 한상차림으로 나오기 때문에, 얼른 먹고 가기에도 좋고 시간 보내며 왁자직걸 담소를 나누며 먹기에도 좋다.

▲ 뉴스에서 보듯 물가 인상 여파가 산골 절 밑 식당에까지 마수 뻗힌 요즘이다. 덧대 붙여지는 것도 그렇고, 어떤 집은 메뉴 자체를 삭제하는 일도 있는 요즘이다. 국내가 이러면, 해외여행은 참으로 더 난해해진 시기랄까. 엔데믹으로 가면서 해외여행 나간다는 말들 하곤 하지만, 코로나 확진 고생담이 여전해 한동안 국내여행 인기는 더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부석사식당이 좋은 건, 식사 전후로 바로 앞에 있는 폭포공원 운치를 한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근처에 인스타그램 찍기 좋은 카페도 많고, 부석사식당 자체도 저렴하게 커피 파는 집 끼고 있어, 커피 한 잔 하며 자연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기에 주위 환경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