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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잣막걸리 반주 생각이 문득 들면... 기왕지사 이리된 거 네자매 평강막국수로 간다

  • 2022-07-10 17:55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지인이 운전 독박일 때 강원도 오가면서 스스로 눈치 볼 일 만드는 일이 적지 않다. 만 20년 장롱면허가 된 지 오래라 차 욕심 없고, 적당히 기름값 대주며 대신 끼니마다 반주 들이키는 식으로 강원도 오고 간 지가 면허 딴 기간과 같음이랄까. 어떻게 강촌, 홍천 쪽 오갈 일이 생기니, 아니나 다를까 평소 버릇이 불연듯 살아난다.

우리나라는 군 단위로 특색 있는 막걸리가 못해도 1~2개는 있다. 태백산맥 쪽이 전체적으로 옥수수 막걸리가 유명하다지만, 그 지역 산하 지자체 마다 향토사업으로 막걸리를 민 지가 십 수년 째라 지금은 군 마다 자랑하는 게 한 둘이 아니다. 이 쪽 막걸리 특색이라면, 뭐든 부재료를 들이부어서 재료 안 아낀 맛이 으뜸. 뫼가 깊어 쌀 귀한 고장이라면서, 쌀맛 제일 진한 막걸리도 의외로 곡창지대보다는 이 쪽이다.

강원도에서 집 가는 길, 여러모로 긴장도 풀리고 출출할 때 즈음에 가평을 지나게 된다. 가평은 잣, 잣은 잣막걸리. 그렇게 지나던 길에 들린 네자매 평강막국수는 딱 막국수에 전이 주종목인 집이었다. 입구부터 블루리본 서베이 마크가 도배된 걸 보면, 오가며 들른 이들 평이 그럭저럭 괜찮은 듯 싶었다. 가격대도, 식사가 1만원 전후라 요즘 물가에 밥집으로 봐도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평의 자랑 잣막걸리를 반주 삼아 명태무침 더 얹은 회막국수 하나, 거기에 수육 소짜와 감자전을 곁들이니 동행들과 더불어 기쁘게 한 잔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막국수는 면수에 동치미 국물이 섞여 짭쪼름한 간이 있어 더 술 땡기는 구성을 자랑. 여기에 감자전은 전분 만땅 쫀득한 식감이 있어 막걸리를 윤활유로 계속 들이 부어줘야 하는 궁합을 뽐냈다. 수육 한점이야, 단백질 보충제로써 영양학적인 밸런스를 위한 (메인인) 것이겠고.

[찾아가는 길]
주소 : 경기 가평군 설악면 한서로 87 1층
전화 : 031-585-1898

▲ 도로를 오가다 무언가에 이끌려 도착한 2층 건물. 1층에는 막국수 집이, 2층에는 베이커리 & 카페가 막국수 손님들을 위한 특제 디저트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밥 손님 넘치면 2층도 식당으로 변신하는 곳이기도.

▲ 식사 반찬으로는 열무김치가 나온다. 전과 수육을 더 주문한 덕분에 간장, 쌈장, 깻잎 정도 더 나오는 듯.

▲ 막국수에는 육수를 좀 더해서 비벼야 맛이 더해진다. 그냥 먹어도 비빔국수 맛 괜찮다지만, 아무래도 비비기에 좀 더 미끈해지는 감이 더해진다. 동치미 국물의 시큼함도 짜고 매운 맛에 감칠 맛을 더하기도 하겠고.

▲ 푹 고아 익힌 수육은, 막걸리를 부르는 기름진 맛을 책임져준다. 따로 간장 배어 김 죽인 깻잎을 쌈 삼아 말아 먹으면, 여러 종류의 술에도 찰떡일 듯한 감도가 있다.

▲ 감자전은 무슨 피자 사이즈처럼 나온다. 서빙된 가위가, 막국수 면발보다는 이거 커팅하는데 매우 필요하다. 감자전분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더해진 부재료로 말미암은 씹는 맛이 잔 기울일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의외로 술도둑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