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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염전 옆 시골길을 걷다 만나는 뜻밖의 컬처 플레이스 ‘슬지제빵소’

  • 2022-05-07 22:35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일제시대 때부터 천일염을 생산해 냈다는 부안 곰소염전 길은, 여느 논과 달리 하늘이 비치는 반짝반짝함에 눈길을 빼앗겨 가던 길을 멈추고 멍하니 염전을 보는 한 숨 돌리는 그런 길이다. 그리 옆을 슬슬 걷다 목 마르다 싶을 때 즈음, 두둥 하고 나타는 베이커리? 한 곳이 있으니 그 이름은 ‘슬지제빵소’다.

아버지가 딸의 이름으로 지은, 인생을 걸고 만든 찐빵이라 해서 부모 있고 자식 있는 입장에서 들어서면 무언가 웅장하구나 싶지만서도. 사실 그러한 인생의 무게감이 느껴지기 보단, 찐빵 아이템으로 시작해 이런 건축물을 올려낸 사업능력이 더 관심 가는 그런 면이 생긴다. 스토리텔링은, 어디까지나 성공에 따라 붙는 그러한 것일테니까 더.

시골길 한 자락에 문화예술공간처럼 빵집도 아니라 찐빵집이 이리 융성한 걸 보면, 주특기가 무언가 싶은 그런 궁금증이 든다. 메인은 찐빵 베이스로 이것저것 한 것이라 취향대로 고르기 좋은 편. 특히 염전이 옆이라 그런지 이곳 토종 소금으로 간을 더한 찐빵과 흑당커피로 부릉부릉 시동 걸어봄이 좋을 듯 싶다.

제품이 소에 따라 데코에 따라 여럿 두루 나뉘는 형편이라, 이러한 건 가족들을 위해 포장하면 딱이다. 찐빵 베이스가 좋은 건, (딱히 소가 냉장보관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류에 비해 반나절은 버텨줄 순 있으니까. 정말 권하고 싶은 건, 매장 그 자체다. 안도 그렇고 밖도 그렇고, 커피 한 잔 하며 찐빵의 쫄깃한 식감을 바로 신경 태우기엔 바로 여기가 거기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북 부안군 진서면 청자로 1076
전화 : 1899-9504
홈페이지 : www.zzinbbang.kr

▲ 구관도 목 좋다 싶은데, 옆에 세워진 신관은 웅장하다 싶을 정도. 2000년 개업이니, 22년 동안 이리 성취를 이룬 것을 보면, 먹고 마시는 걸 떠나 또 다른 느낌이 들 정도.

▲ 구관은 제빵용도로 여전히 현역이다. 과거에는 포장 장사가 주였다면, 요즘은 카페 공간을 마련함에 따라 내방해서 맛 보고 한담을 나누는 쪽으로 더 특화된 편.

▲ 매장 면적만한 주차장이 차로 가득 차 있으면서, 또 들락날락 하면서, 손님들이 줄 지어 들어와 포장이나 디저트로 즐기고자 들고 가는 모습을 쭉 볼 수 있었다.

▲ 원조 맹빵에서부터 다양한 플러스 요인들이 매대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처음 왔으니, 아무래도 아무것도 없는 맹빵부터 스타트를 해봄이 적절하지 않나 싶다. 쫄깃함은 으뜸이다. 그 외에는 취향대로 속 따라 집어낼 뿐.

▲ 염전 옆이라 다양한 특제 소금들이 벽 한 면을 다 차지하고 있다. 기능성 소금 위주여서, 선물용으로 꾸며진 게 특징이다.

▲ 카운터 옆에는 찐빵 둘을 겹친 형태로 채광창이 나 있다. 맑은 날에는 광장처럼 넓은 터에서 커피 한 잔 하기 딱 좋다.

▲ 매장 옆에는 손님들이 앉아 있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 별채 형태로 따로 있다. 1층은 실내, 2층은 옥상 테라스 형태. 뒷편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2층은 현지상황 따라 열릴 수도 닫힐 수도 있다.

▲ 2층 옥상은 주변 풍광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편이다. 다만, 햇빛과 더불어 바람이 워낙 강하다 보니 기상조건 따라 명소이거나 도전현장이거나 할 듯한 곳이다.

▲ 2층 옥상에서 매장 내를 내려다 본 풍경. 옆으로 염전과 갈대밭 등등이 있으니, 날씨와 철이 맞다면 다양한 풍광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 실내는 에어컨이 나온다. 5월 접어들 무렵 이미 땀이 송긋송긋 솟아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보니, 아무래도 한동안은 다들 여기로 몰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염전 옆이라, 정말 이곳에서만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메뉴판에서 ‘소금’이 더해진 걸 골라봄이 추천된다.

▲ 잘 지어진 건물에 슬지제빵소 고유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있어서, 맛과 멋과 시간을 즐김과 더불어, 무언가 버스킹이나 잔잔한 공연이 어울러짐도 충분히 어울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