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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 프로세서 : 성능

  • 2021-03-30 22:57
  •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최근 몇 년간 인텔의 프로세서 제품군 구성에서, K 시리즈 프로세서는 높은 TDP를 기반으로 한 높은 동작 속도와 절대 성능을 우선하는 구성이지만, 일반 모델들은 비교적 낮은 65W의 TDP와 K 시리즈와 동등한 코어와 쓰레드 수, 높은 최대 동작 속도라는 양립하기 힘든 특징들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력 소비와 발열 상황, 작업 특성에 따라 가장 적절한 형태로 이러한 특징들을 활용하면서 최적의 반응성과 성능, 그리고 전력 소비와 발열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의 일반 모델들이 제공하는 매력이 될 것이다. 특히, 11세대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단순히 높은 멀티쓰레드 처리량보다, 뛰어난 반응성과 실제 체감 성능에서 큰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 낮은 TDP에서도 높은 동작 속도를 갖춰 ‘순발력’이 장점인 11세대 코어 i9-11900

▲ 테스트 시스템 구성

테스트 시스템은 코어 i9-11900 프로세서와 애즈락(ASrock) Z590 Extreme 메인보드를, 쿨러는 써모랩의 바다 2010 S5.0 모델을 사용했다. 메모리는 PNY XLR8 DDR4-3200 Gaming 8GB 모듈 두 개로 16GB 듀얼 채널 구성했으며, XMP 프로필을 사용해 DDR4-3200 CL16 타이밍에 1.35V 전압 설정을 적용했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70 8GB 모델을 사용했으며, 스토리지는 WD Black NVMe (SN700) 500GB 모델을 프로세서와 연결되는 PCIe 레인에 연결했다. 파워 서플라이는 슈퍼플라워의 650W 모델인 SF-650P12SP 모델을 사용했으며, 운영체제는 윈도우 10 20H2 버전에 2021년 2월 업데이트까지 모두 적용했고, 드라이버는 테스트 당시 최신 버전들로 구성했다.

테스트는 기본적 연산 성능과 함께 실제 활용 환경을 가정한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확인했으며, 유사한 기술적 구성을 가진 코어 i7-11700KF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이전 세대의 유사 모델들과 성능을 비교했다. 새로운 마이크로아키텍처가 도입된 11세대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65W TDP에 8코어 16쓰레드 구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10, 11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모두와 비교가 가능한 위치에 있다. 또한, 65W TDP 와 낮은 기본 동작 속도, 높은 부스트 동작 속도를 가진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터보 부스트의 동작 특성에 따라 성능 수준이 결정되는 만큼, 작업 유형과 부하에 따른 성능의 변화 또한 눈여겨 볼 부분이 될 것이다.

▲ Geekbench 5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Intel Linpack (2021.1.2.001) 테스트 결과, 단위 Gflops, 높을수록 좋다

▲ Blender Benchmark (2.92) 테스트 결과, 단위 초, 낮을수록 좋다

11세대 인텔 코어 i9-10900 프로세서의 성능 특성은 프로세서의 기본 연산 성능을 측정하는 ‘Geekbench 5’의 테스트 결과에서부터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코어 i9-10900 프로세서는 65W TDP에서도 터보 부스트 맥스 3.0,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 기술 등이 적용되어, 싱글 코어의 최대 동작 속도는 코어 i7-10700KF 보다도 다소 높은 5.2GHz 정도에 달하며, 이에 따른 성능 차이가 싱글 코어 테스트 결과에 나타난다. 이는 65W TDP 수준에서도 1~2코어 정도를 최대 동작 속도로 활용하는 데는 충분히 여유가 있다는 것이며, 이 부분에서의 성능은 일상적인 컴퓨팅 환경에서 반응성과 체감 성능 측면에 반영된다.

물론, 65W TDP는 8코어 16쓰레드 구성에서 높은 동작 속도를 유지하기에 부족하며, 멀티쓰레드 작업에서 i9-11900은 잠깐동안 부스트 동작 속도를 보여준 뒤 TDP와 전력 공급 제한의 영향으로 동작 속도가 낮아진다. 이에, Geekbench 5의 멀티코어 테스트에서도, 코어 i9-11900은 i9-11700KF 대비 멀티 코어 성능에서 어느 정도 밀리는 모습이며, 이런 특성은 프로세서의 작업 부하가 높고, 길어질수록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프로세서들은 동작 속도 대비 전력 소비량이 일정하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특정 지점을 통과하면서 급격하게 올라가는 특성을 가지며, 이를 고려하면 코어 i9-11900은 65W TDP의 여타 모델들보다는 여전히 성능 우위를 제공할 것이다.

비교적 장시간의 고부하 멀티쓰레드 테스트에서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기본 동작 속도보다는 높은 3GHz 중반대의 동작 속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에 린팩 연산이나 블렌더 렌더링 테스트에서는 4GHz 초~중반대의 동작 속도를 유지하는 코어 i7-11700KF보다 대략 30% 정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TDP 125W로 부스트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6코어 12쓰레드의 코어 i5-11600K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같은 65W TDP 설정을 가지는 6코어 12쓰레드의 i5-11600이나 i5-11400F와 비교하면, 코어 두 개가 더 많은 데서 오는 분명한 성능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반도체의 동작 속도와 전력 소비량의 관계 때문이기도 하다.

▲ PCMark 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SYSmark 25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Adobe Premier Pro 14.9 (4K H.264 Export) 테스트 결과, 단위 초, 낮을수록 좋다

▲ Topaz Gigapixel AI (4 RAW PIC to 6X JPG) 테스트 결과, 단위 초, 낮을수록 좋다

일상적인 컴퓨팅 환경에서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PCMark 10 테스트에서는, 코어 i9-11900 프로세서가 가진 높은 부스트 동작 속도의 순발력과 반응성의 장점이 극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 코어 i9-11900은 코어 i7-11700KF보다 높은 부스트 동작 속도에 힘입어 약간이나마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특히 ‘생산성’ 측면에서 약간의 우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코어 i9-11900의 성능은 코어 i9-11900K나 i7-11700K에 뒤지지 않는 결과를 기록했는데, 이는 비교적 낮은 TDP에서도 필요에 따라 동작 속도를 높이 끌어올리는 적극적인 부스트 전략이 일반적인 작업 환경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PC 활용 환경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성능을 측정하는 SYSmark 25 테스트 결과에서도, 코어 i9-11900은 65W의 낮은 TDP라는 제약을 가지고 있음에도 높은 부스트 동작 속도에 힘입어 i9-11900K, i7-11700K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였다. 이런 부분은, 실제 대부분의 PC 사용 환경이 지속적인 고부하 작업이 장시간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고, 이런 경우 코어 i9-11900은 충분히 ‘코어 i9’에 어울리는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또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UHD 그래픽스 750’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은 게이밍이나 GPU 연산 등의 환경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PC 활용과 생산성 관련 환경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14.9를 사용한 4K H.264 영상 렌더링 테스트에서는, 코어 i9-11900 프로세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볼 수도 있다. 테스트 결과, 코어 i9-11900은 소프트웨어 인코딩에서 i7-11700K 대비 같은 외장 그래픽 구성 조건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그 격차는 이미 살펴본 고부하의 연산 테스트와 비교할 때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프리미어 프로 14.9에서는 소프트웨어 렌더링을 사용할 때도 디코딩 작업은 GPU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 구성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을 이용해 GPU 가속을 사용하면, 내장 그래픽의 성능 병목 때문에 오히려 소프트웨어 렌더링보다 성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프로세서와 하드웨어 가속기의 조합은 상황에 따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Topaz Gigapixel AI를 통한 사진 4장의 6배 확대 작업에서, i9-11900은 프로세서 위주의 작업에서는 i7-11700KF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포스 RTX 3070 GPU를 중심으로 하는 작업에서는 오히려 코어 i7-11700KF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는 작업 형태가 GPU를 중심으로 프로세서가 보조하는 상황에서, 프로세서의 작업 부하가 줄면서 부스트 동작 속도를 확보하기가 유리해지고, 이에 따라 코어 i9-11900 프로세서의 높은 부스트 동작 속도가 더 높은 성능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 3DMark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게임 성능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게이밍 환경에서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의 테스트 결과에서도,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코어 i7-11700KF 프로세서 대비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지포스 RTX 3070 급의 고성능 게이밍용 그래픽 카드를 사용한 테스트 환경에서는, 테스트 항목 전반에서 프로세서 성능이 반영되는 물리연산 성능 결과 뿐 아니라, 그래픽카드 성능에 큰 영향을 받는 전체 스코어 또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는, 고성능 게이밍용 그래픽카드를 제대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고성능 프로세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125W TDP의 K 시리즈 프로세서와의 성능 차이는, 높은 부하의 연산 작업 등에서 나오는 성능 차이에 비해서는 줄어들어 있다.

새로운 12세대 Xe 아키텍처를 사용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 ‘UHD 그래픽스 750’은 3DMark의 모든 테스트에서, 이전 세대까지 사용되었던 9세대 아키텍처 기반 ‘UHD 그래픽스 630’ 대비 50% 가량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전 세대 대비 50% 향상된 성능이라도 현재의 엔트리~메인스트림 급 외장 그래픽카드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여전히 아쉬운 성능에 머무른다. 한편, 125W TDP의 K 시리즈 프로세서들과 65W TDP의 i9-11900 프로세서 모두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동일하며, 내장 그래픽 사용으로 인한 물리 연산 성능에서의 차이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한편, 고성능의 외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코어 i9-11900 프로세서의 성능은 i7-11700KF 대비 손색 없는 수준을 보여준다. 이는 많은 게임들에서 게이밍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그래픽 성능’이고, 프로세서의 경우 8코어 16쓰레드를 모두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며, 높은 동작 속도가 게이밍 성능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Hitman 2의 1080p 테스트에서는 약간의 성능 차이가 있지만, 파이널 판타지 14-칠흑의 반역자, 월드 오브 탱크 enCore 테스트 등에서는 코어 i9-11900, 코어 i7-11700KF 모두 필요한 프로세서 성능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에, 프로세서 성능 차이로 인한 의미 있는 성능 차이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 프로세서 주요 제원

근본적으로 PC의 존재 가치는 ‘성능’에서 오지만, 이제 디지털 시대의 일상 속에서 필수품이 된 PC는 무작정 성능만을 추구할 수도 없는 입장에 있다. 특히, 일반적인 환경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을 특정 상황에서만 나오는 높은 절대 성능만을 추구하기보다는, PC를 이용해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작업들에서 실질적으로 뛰어난 체감 성능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면서 전력 효율이나 정숙성, 폼팩터의 자유로움 등 PC 사용 환경을 다채롭게 만드는 여러 가지 가치들을 절충하는 것 또한 현재의 PC가 가야 할 중요한 방향성이 될 것이며, 더욱 다양한 삶의 형태 속에서 PC가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11세대 인텔 코어 i9-11900 프로세서는 높은 동작 속도의 8코어 16쓰레드 구성과 65W의 낮은 TDP라는 상반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 상반된 가치들 간의 절묘한 절충을 통해 일상적인 PC 활용 환경에서의 높은 성능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프로세서다. 특히 이 프로세서가 제공하는 최고의 가치는 높은 부스트 클럭을 통한 ‘순발력’으로, 높은 성능이 필요한 짧은 순간에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해, 체감 성능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특징을 제공한다. 물론 최대 성능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낮은 TDP로 인해 그 한계가 분명하지만, 낮은 TDP에 따른 발열과 소비 전력 측면의 장점은 이 프로세서에서 장시간 작업에서의 지속성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코어 i9-11900의 65W라는 낮은 TDP 설정은 높은 동작 속도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점이 되겠지만, 이 65W TDP 설정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쿨링에서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다양한 사용 환경에서 더 작고 조용하며, 전력 효율이 뛰어나면서도,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PC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PC 활용의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중요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단순히 최대 멀티쓰레드 성능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의 실제 성능을 고려한다면, 코어 i9-11900은 분명히 당대 최고 성능의 상징인 ‘코어 i9’ 제품군에 속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