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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늘푸른연극제’ 개막

  • 2020-12-04 11:25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12월 5일 제5회 '늘푸른연극제'의 성대한 막이 오른다. 이번 '늘푸른연극제'에는 현시대 최고의 연극 작품을 소개될 예정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늘푸른연극제'(주관 스튜디오 반,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대한민국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르는 축제로, 제5회를 맞이한 올해는 '다시, 봄'이라는 부제를 내세웠다. 원로 연극인들의 무대, 연극에 대한 대중의 관심,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하여 얼어붙은 연극계에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다시, 봄'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더한 것이다.

이번 연극제는 코로나19로 모든 사회가 위축되어 있는 지금, 관객은 물론 모든 연극인들을 향해 무대가 주는 의미를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여 공식적인 개막식을 생략하고, 공연은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늘푸른연극제'가 소개하는 작품은 총 5편이다. 개막작 기획공연 '장마'를 비롯해 극단 창작극회의 '나루터', 오태영 극작의 '부드러운 매장', 극단 실험극장의 '심판', 정일성 연출의 '오이디푸스 왕'이다. 이번 '늘푸른연극제'에 참여하는 원로 연극인들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각오다.

'늘푸른연극제'의 시작을 알리는 ‘장마’는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 윤흥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역사의 폭력성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증언하는 이야기로, 전쟁의 폭력성과 고발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상처 입은 사람들의 영혼을 껴안고 위로하는 슬픈 연민을 담았다. 연극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해온 원로배우 이주실이 국군 소위로 전쟁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봉례를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대학로 TOM 2관에서 12월 4일부터 공연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연극 단체인 창작극회가 '나루터'를 올린다. '나루터'는 새마을 운동을 중심으로 70년대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이다. 당시 개발논리에 밀려 생업을 버리고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실향민의 아픔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작품은 과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주목하는 동시에 옛 것과 새것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은유한다. 쓸모와 편리로 치환되는 현대 사회에서 가치 있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현재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 전망이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12월 4일부터 6일까지 만날 수 있다.

'시대의 작가'라 불리는 오태영의 '부드러운 매장'이 현대사를 날카롭게 주목한다. ‘부드러운 매장’은 한 가정의 비극을 통해 모순적인 현대사를 그려낸 이야기로, 과거를 묻어두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부모님 세대와 썩은 것은 없애고 새롭게 나아가려는 자녀 세대의 갈등이 사실적으로 펼쳐진다. 만화적 인물들과 성적 모티브 그리고 전복적 상상력이 무대 위에서 펼쳐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분위기를 자아낼 예정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역사적 모순에 대한 진지한 진단을 내리며 이야기에 매력을 더한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12월 10일에 개막한다.

극단 실험극장이 창단 60주년을 맞이하며 '심판'으로 '늘푸른연극제'를 찾는다. '심판'은 프란츠 카프카의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소설을 앙드레 지드와 장루이 바로가 공동으로 각색한 버전이다. 현실 세계와 소외된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명작으로,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끊임없는 구속과 억압 속의 인간의 존재를 독특한 사고와 구성으로 이끌어가는 현대인이라면 간과할 수 없는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이번 '심판'은 50년 이상 무대를 지켜온 실험극장의 원로배우 유순철, 이승호, 반석진, 김창봉은 물론 실험극장의 대표 이한승의 연출의 출연 소식을 전하며 '최고의 무대'를 예고했다. 12월 18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올해 '늘푸른연극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오이디푸스 왕'은 유일한 대극장 공연으로, 극단 미학의 대표 정일성이 연출가로 참여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그리스 3대 비극시인 소포클레스의 작품이자 그리스 비극의 효시로도 유명하다. 이번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 존재의 한계성, 불확실성으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을 다룬 작품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역병이 만연해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세상을 배경으로,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극단적인 비극적 운명에 처한 정치가 오이디푸스를 품격 넘치는 캐릭터로 그려낼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2021년 2월 5일부터 7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늘푸른연극제'를 통해 소개되는 다섯 편의 연극 작품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대학로 TOM 2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