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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본 이커머스 생태계, “가속화되는 파괴적 혁신 속 스타트업에게 기회 열려있어”

  • 2020-09-18 10:20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비즈니스 영역, 기술적 영역, 국경 등 이커머스를 규정하던 경계가 급속히 확장, 변화하고 있다. 빠른 변화 속 다양한 기회를 포착하는 스타트업 사례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커머스 전문가들은 빠른 시장의 변화 속 다양한 스타트업의 성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성장을 해칠 우려가 있는 강한 규제보다는 부작용을 보완하는 수준이 합리적이라 입을 모았다.

(사)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최항집)는 17일(목) 오전 10시, 네이버TV 온라인 생중계로 '이커머스, 파괴적 혁신으로 진화하다'의 출간 기념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번에 발간된 ‘이커머스, 파괴적 혁신으로 진화하다'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기획하고 이커머스를 연구해 온 국내 대표 학자 10인이 공동 집필했다.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 중인 유통 산업에서 스타트업의 역할과 기회, 지속적 혁신을 위한 제언 및 정책 방향이 수록되었다.

출간 기념 발표회는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이동일 교수의 사회로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박철 교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이장혁 교수,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김용진 교수,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서희석 교수,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양석준 교수 등 저자 6인의 특별 대담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파괴적 혁신으로 ‘이커머스'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이번 대담의 모더레이터를 맡은 세종대학교 이동일 교수는 이번 책에서 주목한 이커머스의 변화를 ‘사업 영역 간 통합, 연결’, ‘새로운 수요와 공급구조'로 정리했다. 정보의 네트워크가 보다 촘촘해지며 기업이 활동을 기민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공급과 수요 구조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커머스와 기술' 파트를 쓴 서강대학교 김용진 교수 역시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프로세스, 글로벌 현상, 플레이어 간의 연결 등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연결과 통합'을 강조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다룬 고려대학교 이장혁 교수는 ‘확장성과 공정성’에 주목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글로벌 시장 진입이 가능한 현재의 이커머스 환경으로 인해 ‘매대가 무한대로 확장되어’, 작은 회사들도 제품만 충분히 좋다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빠른 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해 성장한 스타트업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초창기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구매를 꺼렸지만 이커머스의 대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한 ‘패션, 농식품’이 대표적이다. 농식품 유통을 연구하는 상명대학교 양석준 교수는 비품, 유기농 과일 등의 예를 들며, 이커머스의 등장 후 기존의 유통시장의 규격과 문법을 따르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생산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유통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주목해야 하는 도전과제도 함께 제시되었다. 특히, 특정 인구를 겨냥한 일반적인 양질의 상품보다는 고객 개개인의 수요를 목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 행동 전문가인 고려대 박철 교수는 특히, 소비를 통해 개인의 정치, 사회적 신념을 적극 표현하는 ‘미닝아웃’ 경향에 주목했다. 기존 소비와 생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닌 새로운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휘발성 있는 트렌드보다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성 설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서희석 교수는 제도 역시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임을 언급하며 최근 진행 중인 플랫폼 관련 입법이 생태계에 과도하게 적용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 시장에서 판매자와 플랫폼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규제를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매자와 플랫폼을 동일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현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규율체계와의 정합성을 해칠 우려 역시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의 태동과 함께 생겨난 현재의 전소법이 이커머스 환경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현 시장 상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지점 역시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