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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인텔 코어 i9-10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 성능

  • 2019-12-04 21:39
  •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이제 인텔의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 X-시리즈’는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와 비교할 때, 단순히 ‘코어 수가 많은’ 프로세서가 아니다.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단지 ‘코어 수’가 아닌, 개별 코어가 제공하는 ‘기술적 차이’이며, 이 프로세서의 진정한 가치는 기존의 작업을 더 빨리 수행할 수 있다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영역의 작업까지 현실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물론, 이 프로세서는 기존의 작업에서도 최고의 처리 성능을 제공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이 프로세서를 단정할 수는 없다.

▲ 인텔 코어 i9-10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는 단순히 ‘코어가 많은’ 프로세서가 아니다

▲ 테스트 시스템 구성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i9-10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와 ASUS TUF X299 Mark 2 메인보드, 쿨러는 써모랩의 트리니티 모델을 사용했다. 메모리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삼성전자의 DDR4-2666 모듈 4개의 쿼드 채널 구성을 프로세서에 맞춰 DDR4-2933으로 오버클록킹했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1060 6GB 모델을, 스토리지는 인텔 SSD 520 시리즈 240GB SATA 모델을 사용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10 Pro 1903 버전에 11월까지의 패치들을 모두 적용한 상태이고, 드라이버들은 제조사가 제공하는 최신 버전들을 사용했다.

성능 비교를 위한 대조군은 현 세대 X-시리즈 제품군 중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14코어의 i9-10940X, 현재 메인스트림 급 코어 프로세서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가진 i9-9900KS, 그리고 이전 세대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코어 i9-9980XE 정도를 골랐다. 이 중 i9-9980XE의 경우 지난 해의 데이터 중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비교에 포함시켰다. 테스트 구성은 주요 프로세서 간 기본 연산 성능의 특성 차이, 실제 프로그램 기반 테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능 특성 정도를 확인했고, 이전 세대의 i9-9980XE와의 비교는 프로세서 성능 차이 뿐 아니라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까지 1년여 간의 환경 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포함되어 있다.

▲ SiSoft Sandra 2020 SP1 (Processor Arithmetic)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SiSoft Sandra 2020 SP1 (Processor Multimedia) 테스트 결과, 단위 Mpix/s, 높을수록 좋다

▲ SiSoft Sandra 2020 SP1 (Processor Image Processing) 테스트 결과, 단위 Mpix/s, 높을수록 좋다

SiSoft Sandra 2020 SP1의 프로세서 테스트 결과에서, i9-10980XE의 싱글 코어 성능은 i9-10940X와 동일한 수준으로, i9-9900KS와 비교하면 11~25% 정도 낮은 모습을 보인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로는 이 테스트가 AVX2를 활용하며, 이 때 i9-10980XE의 싱글 코어 동작 속도는 10940X와 동일한 4GHz이고, 9900KS의 5GHz 대비 20% 정도 낮기 때문이다. 물론 멀티쓰레드 성능에서는 i9-10980XE가 i9-9900KS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코어 수를 기반으로 70~80%가량 높은 성능을 제공하며, i9-10940X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동작 속도에서 4개 더 많은 코어에 따른 20% 정도의 성능 차이를 보인다.

프로세서 연산 테스트 결과가 같은 AVX2 명령어 셋을 기반으로 한 환경에서의 차이를 보여준다면, ‘프로세서 멀티미디어’ 테스트는 AVX-512 명령어의 활용에 따른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프로세서 멀티미디어 테스트에서, AVX-512를 사용한 i9-10980XE는 AVX2 까지만 지원하는 i9-9900KS 대비 크게는 2.76배에 이르는 성능 차이를 보여주며, 프로세서 이미지 프로세싱 테스트에서는 최대 4배에 가까운 성능 차이가 나는 경우도 보인다. 이는 같은 AVX2를 사용했을 때 단순히 코어 수에서 나오는 성능 차이보다 훨씬 큰 격차로, 이 프로세서의 진가는 AVX-512 등의 새로운 기술적 특징을 제대로 활용할 때 나온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마이크로아키텍처에서 다소의 차이가 있는 코어 i9-10980XE와 i9-9900KS 간에는 테스트 항목에 따른 성능 차이의 편차가 큰 편이지만, 같은 제품군인 i9-10940X와의 비교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12~20% 정도의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프로세서 간 성능 차이가 코어와 쓰레드 수의 산술적 차이 수준에서 나오는 것은, 더 많은 코어 수를 가진 i9-10980XE의 동작 조건이 i9-10940X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더 많은 코어 수에서도 최대한 동작 속도를 높게 유지하는 설정 또한 이번 ‘캐스케이드 레이크’ 기반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의 특징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3DMark (Physics Scor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PCMark 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게이밍에서의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Mark’의 피직스 테스트에서, 코어 i9-10980XE의 성능은 테스트 유형에 따라 그 성능 차이의 크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먼저, ‘Fire Strike’ 테스트에서는 멀티쓰레드 활용 수준의 문제로, 16쓰레드 이상을 가진 프로세서들간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Time Spy’ 테스트에서도 i9-10980XE와 i9-9900KS, 10940X와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멀티쓰레드 활용이 적극적인 ‘Time Spy Extreme’에서는 코어와 쓰레드 수에 따라 성능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며, i9-10980XE와 i9-9900KS와의 성능 차이는 앞서 확인한 바 있는, 코어와 쓰레드 수에 따른 산술적 성능 차이 정도를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PCMark 10 테스트에서는 코어 X-시리즈의 성능이 메인스트림 급의 i9-9900KS 대비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환경 또한 멀티쓰레드 환경과 AVX-512 등의 새로운 명령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보여준다. 이에, 이 프로세서는 일상적인 컴퓨팅 환경이나 오래된 소프트웨어 기반의 워크로드가 아닌, 멀티쓰레드 환경과 최신 명령어 셋에 최적화된 최신 소프트웨어 환경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최적이다. 물론, 이번 i9-10980XE의 결과는 이전 세대들과 비교할 때, 동작 속도 차이에서 오는 메인스트림 급 플랫폼과의 성능 차이를 거의 극복했다는 데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들 테스트에서 코어 i9-10980XE의 성능은, 지난 해 확인했던 i9-9980XE와 비교했을 때 기대 이상으로 높은 모습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3DMark의 ‘Time Spy Extreme’ 피직스 테스트에서 18코어 36쓰레드의 코어 i9-9980XE는 의외로 14코어의 i9-10940X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의 결과를 보이고, i9-10980XE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능 차이의 이유로는 새로운 프로세서에서 개선된 발열 처리와 부스트 설정 등으로 만들어진 약간의 성능 차이와 함께, 윈도우 10의 업데이트를 통해 멀티 코어 환경의 프로세서 활용 효율 개선이 이루어진 점 등이 함께 적용된 결과로 보인다.

▲ Cinebench R2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생산성 작업 성능 테스트 결과, 단위 초, 낮을수록 좋다

▲ Intel MKL Linpack (2019.6.005) 테스트 결과, 단위 GFlops, 높을수록 좋다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와 비교할 때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멀티쓰레드 성능이고,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콘텐츠 생산이나 데이터 연산 등의 영역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역에서 프로세서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테스트 중 하나인 ‘Cinebench R20’에서, 코어 i9-10980XE는 코어 i9-9900KS보다 70% 높은, i9-10940X보다는 20%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AVX2 이하의 명령어셋을 사용하는 조건에서 코어 i9-10980XE는 최대한 높은 동작속도를 유지하는 터보 부스트 설정을 통해, 지금까지의 멀티 코어 프로세서가 가지고 있던 낮은 동작속도로 인한 성능 측면의 아쉬움들을 상당 부분 개선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실제 ‘작업 환경’에서의 성능을 반영한, 오픈소스 기반 3D 그래픽 툴셋 ‘Blender 2.8’의 렌더링 테스트에서, 코어 i9-10980XE는 i9-9900KS 대비 60%가량 높은 성능으로, 렌더링 시간을 40%가량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어도비의 라이트룸 CC의 1:1 프리뷰 생성, 프리미어 프로 CC의 4K 인코딩 테스트에서도, 코어 i9-10980XE는 i9-9900KS 대비 렌더링 시간을 40%가량 줄이며 60% 높은 생산성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 환경’에서의 테스트는 이론적인 기대치가 아닌,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성능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가치라는 데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편, 인텔 MKL 린팩 테스트는 수학 연산을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 등에서 최적화된 라이브러리와AVX-512를 활용했을 때,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가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 대비 어느 정도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로도 볼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 코어 i9-10980XE와 i9-9900KS의 성능 차이는 코어 수와 동작 속도에서 오는 산술적 예상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2.5배의 성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구 버전의 라이브러리 기반에서 테스트한 i9-9980XE와의 성능 차이 또한 30%가량에 이르고 있는데, 이 차이는 지난 1년간 프로세서 뿐 아니라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의 변화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 코어 i9-10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 주요 제원

새로운 코어 i9-10900X ‘X-시리즈’ 프로세서 제품군은 예전처럼 단순히 ‘더 많은 코어를 가진’ 프로세서로 볼 수만은 없는 제품이다. 물론 현재의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의 제품 라인업은 메인스트림 급의 최상위 모델이 가진 코어 수보다 많은 10코어 20쓰레드 구성부터 시작하는 만큼, 기존의 멀티쓰레드 워크로드에서도 더 많은 코어 수만큼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어 X-시리즈에서 추구하는 성능 향상의 방법은 단순한 코어와 쓰레드 수의 추가가 아닌 코어 자체의 단위 역량 강화에서 오며, 이 역량 강화의 핵심은 ‘AVX-512’와 ‘DL Boost’다. 즉, 가장 컴퓨팅 수요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서, 가장 확실한 성능 향상을 제공하는 방향성인 것이다.

지금까지 PC의 성능이 높아져 오는 과정에서, x86 프로세서의 구조와 명령어 체계는 크게 바뀌어 왔고, 새로운 구조와 명령어 체계가 등장할 때마다 의미 있는 성능 향상이 이루어져 왔다. 이에 향후의 성능 향상에 있어서도, 이미 물리적으로 한계에 가까워진 기존 명령어 체계에서의 IPC 향상이나 동작 속도 향상, 코어 수 증가만을 생각하는 것 뿐 아니라, 연산 성능을 크게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명령어들의 도입과 활용을 고려하는 것도 더 적극적인 성능 향상을 위한 의미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때, 새로운 인텔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는, 현재의 성능 이상으로 미래의 환경을 위해 준비된 역량들이 더욱 돋보이는 존재이기도 하다.

‘코어 i9-10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는 의심의 여지 없이 현재와 앞으로의 작업 환경 모두에서 최고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프로세서다. 특히, 단순히 18코어 36쓰레드의 ‘숫자’ 뿐 아니라, ‘AVX-512’나 ‘DL Boost’ 등 코어 수준에서 갖추고 있는 차별화된 역량이나, 이 프로세서를 위해 준비된, 높은 확장성을 지닌 특별한 플랫폼 등의 특징은, 현재의 메인스트림 급 프로세서들이 비슷한 코어 수를 갖추게 된다 하더라도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차이를 만든다. 또한 새로운 X-시리즈 프로세서의 가격 정책은, 이러한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프로세서와 플랫폼을 더욱 현실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마지막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