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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벗어난 특별한 성능의 PC를 얻기 위한 길 ‘오버클록킹’

  • 2018-09-17 13:50
  • ACROFAN=권용만
  • yongman.kwon@acrofan.com
PC의 성능은 보통 ‘프로세서’에 좌우되고, 이 프로세서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 중 중요한 것으로 ‘동작 속도’가 꼽힌다. 인텔의 프로세서에서는, 코어 i3, i5, i7 등의 제품군은 주로 코어와 쓰레드 수, 적용되는 기술에 따라 결정되지만, 같은 제품군 안에서의 서열은 주로 동작 속도에 의해 결정되곤 한다. 그리고 코어 i5와 i7을 비교하면, 코어 수는 같지만 쓰레드 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코어 i7은 코어 i5보다 높은 동작 속도를 가지도록 설정되어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즉, 약간의 동작 속도 차이가 제품군에서의 실질적인 가격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프로세서를 규정된 동작 속도보다 더 빨리 동작시켜 높은 성능을 얻어내기 위한 ‘오버클록킹’은 지불한 비용 이상의 가치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PC 애호가들의 관심을 얻어 오고 있다. 지금은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저렴한 모델들이 오버클록킹을 통해 최상위 모델의 성능에 근접하는 일이 종종 나왔고, 그 때마다 특정 모델이 큰 관심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프로세서가 등장할 때마다, 오버클록킹을 통해 얼마나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지도 많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프로세서의 원래 성능보다 더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오버클록킹’은 이제 예전과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인텔의 프로세서에서 오버클록킹은 각 제품군의 최상위에 있는 ‘K 시리즈’ 프로세서와, Z 시리즈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의 조합에서만 공식적으로 가능하며, 오버클록킹을 위한 쿨러와 파워 서플라이 등을 갖추다 보면 때로는 상위 모델 프로세서를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을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오버클록킹이 매력적인 이유는, 평범하게 정해진 대로의 성능을 내는 PC가 아닌, 자신만의 특별한 성능을 가진 PC를 사용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 오버클록킹을 위해서는 보통 ‘K 시리즈’ 프로세서와 ‘Z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인텔의 프로세서와 플랫폼에서 ‘오버클록킹’을 위해서는 두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프로세서가 터보 부스트의 배수 재정의가 가능한 ‘언락’ 프로세서여야 하는데, 이를 만족하는 제품군이 코어 i5-8600K, i7-8700K 등 ‘K-시리즈’ 프로세서들이고, 하이엔드 데스크톱 프로세서 ‘X-시리즈’ 또한 모두 오버클록킹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메인보드 또한 터보 부스트 배수 재정의를 지원해야 하며, ‘Z 시리즈’ 칩셋과 ‘X 시리즈’ 칩셋이 이를 지원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되었다면, 충분한 수준의 쿨러와 파워 서플라이 등을 갖추고 오버클록킹에 나설 준비가 된 것이다.

최신 세대의 프로세서와 플랫폼에서, 오버클록킹은 방법 자체는 쉽지만 길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특징이라 할 만 하다. ‘K 시리즈’ 프로세서가 등장한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 인텔 프로세서의 오버클록킹은 터보 부스트의 최대 배수를 재정의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터보 부스트 배수 조절과 코어 등 프로세서 각 부분에서의 전압 조절과 발열 측면의 대응 등으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설정 값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발열 측면에서는, 코어 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동작 속도가 올라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며, 특정 지점을 지나면 필요로 하는 전압과 이에 따른 발열이 급격히 늘어나기도 한다.

현재 대부분의 프로세서들은 프로세서 제조 시 정의된 ‘정규 동작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코어 수 등 다른 조건들이 유사하다면 이 정규 동작 속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예전에는 이 개념이 좀 더 단순한 ‘동작 속도’였지만, 최근의 프로세서들은 상황에 따라 정규 동작 속도보다 더 높은 동작 속도로 작동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부스트 성능은 정규 동작 속도를 기준으로 보면 일종의 오버클록킹이지만, 프로세서 보증에 포함되는 규정 동작 환경이라는 데서는 오버클록킹이 아니기도 하다. 이에 일반적인 ‘오버클록킹’ 이라면, 정규 동작 속도가 아닌 ‘터보 부스트’ 설정을 넘는 동작 속도가 시작점이 될 것이다.

 
▲ 오버클록킹 자체는 값을 바꿔넣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바꿔넣을 값을 찾는 과정이 묘미다

최신 세대의 코어 프로세서를 오버클록킹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배수 한계 재정의’로, 기존의 배수 제한을 좀 더 완화시켜 높은 동작 속도까지 터보 부스트를 동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때,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경우에는 모든 코어 부하 형태에서 같은 최대 배수 지정, 부하가 걸리는 코어 수에 따른 최대 배수 지정, 그리고 특정 코어에 대한 최대 배수 지정이 가능해, 상황에 따라 정교한 설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프로세서에 부하가 심한 AVX 명령어 활용 상황에 대한 오프셋 설정 또한, 높은 동작 속도의 오버클록킹에 있어 유용한 옵션이다.

배수 조절과 함께 필요한 전압 조절에서는, 고정 전압과 오프셋, 어댑티브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세대의 코어 프로세서는 가변 전압 설정을 기본으로 해, 기본 전압이란 개념이 꽤 희박해진 만큼, 기본 가변 전압 설정에 설정 전압을 추가하는 형태인 오프셋, 어댑티브 설정이 추천된다. 특히 어댑티브 설정의 경우, 실질적으로 고전압이 필요한 터보 부스트 영역대에만 추가 전압을 설정할 수 있어, 설정 자체는 조금 까다롭지만 오버클록킹 상황에서도 높은 에너지 효율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오프셋 설정은 모든 영역대에서 일괄적으로 추가 전압을 설정하는 형태다.

메모리 오버클록킹의 경우 인텔의 프로세서에서는 그 성능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메모리의 오버클록킹은 동작 속도와 타이밍, 전압의 조합이기도 한데, 높은 동작 속도와 더 낮은 타이밍이 더 높은 성능을 만든다. 그리고 현재 사용되는 DDR4의 경우 타이밍보다는 동작 속도 쪽이 성능에 더 유리한 모습을 보인다. 메모리 오버클록킹의 경우, 아예 설정값이 저장된 XMP 지원 모듈을 사용하거나, 기존 메모리의 직접 오버클록킹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일반 메모리도 별 문제 없이 한두 스텝 정도는 더 높은 동작 속도로 잘 동작한다.

 
▲ 코어 i9-7900X의 4.5GHz 오버클록킹 성능 테스트,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프로세서의 동작 속도를 올리는 오버클록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능 향상은 여타 성능 향상 대비 예측하기 쉽고 체감하기도 쉽다. 프로세서를 오버클록킹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은 기존 동작 속도 대비 오버클록킹 상태의 동작 속도 차이로 짐작할 수 있으며, 프로세서 코어의 동작 속도만이 변수가 되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일정한 성능 향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버클록킹을 통해 얻울 수 있는 성능 향상은, 때로는 같은 제품군 안에서 제품 등급이나, 크게는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 크기가 나오기도 한다.

간단한 성능 테스트에 사용한 코어 i9-7900X 프로세서의 기본 동작 속도는 단일 코어의 터보 부스트 시 4.3~4.5GHz, 모든 코어의 활성화 시에는 최대 4GHz 수준으로 동작한다. 이런 기본 상태에서의 간단한 성능 테스트 결과는, Cinebench R15의 프로세서 스코어 1,970점 가량, POV-ray 멀티쓰레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서는 4,005점 정도가 나온다. 그리고, 이 프로세서를 모든 코어 활용시 4.5GHz 수준으로 오버클록킹하면, Cinebench R15의 프로세서 스코어는 2211점, POV-ray의 프로세서 점수는 4535점 정도가 나온다.

테스트 시스템에서, 전체 프로세서 코어 동작 속도 기준 4GHz에서 4.5GHz의 오버클록킹은 동작 속도를 12.5% 정도 올리는 것이다. 오버클록킹 이후 테스트 결과 또한 이런 동작 속도 향상에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오버클록킹 전후로 Cinebench 테스트 결과는 12.2% 성능 향상, POV-ray 테스트 결과는 13.2%의 성능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12.5%의 성능 향상은 때로는 상위 모델들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특히 코어 수가 많아지면서 동작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멀티 코어 프로세서에서, 오버클록킹된 프로세서는 정규 동작 조건의 상위급 프로세서의 멀티코어 성능에 근접하면서, 싱글코어 성능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 제대로 알고 하는 오버클록킹은 PC 사용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버클록킹은 더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비록 ‘K 시리즈’ 프로세서라도 오버클록킹으로 인한 시스템의 불안정성이나 제품 손상 등에 대한 보증은 원칙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즉, 오버클록킹의 경우 온전히 ‘사용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공정과 아키텍처의 특성과 한계 등으로, 오버클록킹에도 전압과 쿨링 등에서 현실적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프로세서의 오버클록킹으로 인한 성능 차이는 대부분 프로세서 코어의 동작 속도 차이에서 오며, 동작 속도의 향상 폭에 비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최신 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위한 메인보드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Enhanced Multi-Core Performance’ 혹은 ‘Multi-Core Enhancement’ 등의 항목은, 프로세서의 기본 배수 설정 대신 메인보드 제조사의 임의 터보 부스트 설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 또한 약간의 오버클록킹이다. 일반적으로는 기본 상태에서 적용 가능한 터보 부스트 최대 배수를 모든 코어에 적용하는 식으로 동작해, 코어 i7-8700K의 경우 6코어 모두를 활용하는 상황에서도 4.7GHz로 동작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성능은 꽤 향상되지만, 더 높아지는 발열과 이에 따른 소음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프로세서와 메인보드의 기술 발달을 통해, 이제 누구나 쉽게 오버클록킹에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오버클록킹은 여전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며, 이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어야 그 혜택을 제대로 얻을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시간과 노력의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PC 애호가들에 있어, 제대로 된 오버클록킹은 PC를 정해진 대로 쓰는 게 아닌,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성능을 갖춘 PC로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자, 한 단계 높은 성능을 통해 PC 사용의 만족을 높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